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박재범 구청장 고소 방침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시 남구 재정 상황을 둘러싼 전·현직 구청장의 공방이 정면충돌했다.
박재범 남구청장이 2027년에 462억 원의 재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며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가운데 오은택 전 남구청장이 "확정되지 않은 추계 수치를 재정 위기로 포장했다"며 공개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은택 전 구청장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재범 구청장이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남구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현수막,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민선8기가 순세계잉여금 약 1000억 원을 소멸시켜 남구 재정이 바닥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정치적 선동에는 숫자와 사실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구청장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 내년도 예산에서 약 462억 원의 재원 부족이 예상된다며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그는 순세계잉여금이 2022년 1004억 원에서 2025년 288억 원으로 4년 만에 71% 감소했고 지난해 재무회계 결산에서는 102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추진 중인 주요 투자사업 22건의 총사업비 약 3200억 원 가운데 남구가 부담해야 할 재원이 1600억 원에 달해 앞으로 4년간 매년 약 200억 원의 구비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시개발과 문화관광 등 특정 분야에 예산이 과도하게 집중돼 재정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 전 구청장은 "순세계잉여금은 후임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비상금이 아니라 결산상 잉여금에서 이월금과 보조금 집행잔액 등을 제외한 공식 결산 재원"이라며 "2021회계연도 세입 7456억 원에서 세출 5864억 원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1592억 원이며 이월금 571억 원과 보조금 집행잔액 106억 원을 제외한 915억 원이 순세계잉여금으로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오 전 구청장은 이어 "이 재원은 복합청사와 국민체육센터, 도서관, 도시재생, 공영주차장 등 주민 숙원사업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 투입됐다"며 "현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과 자산, 기금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부족 재원 462억 원에 대해서도 "확정된 결산액이 아닌 세입·세출을 가정한 추계치"라며 산출 근거 공개를 요구했다. 또한 "급여와 복지비 등 의무경비조차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인지, 신규 사업에 쓸 가용 재원이 부족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전 구청장은 그러면서 "2026년 본예산 편성 당시 순세계잉여금 추계액은 약 458억 원이지만 실제 결산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사용 가능한 일반재원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잔액, 462억 원에 포함된 사업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관광·체육 분야에 예산이 집중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전 구청장은 "2024회계연도 관광체육과 지출액 약 135억 9000만 원 가운데 85억 원은 국민체육센터와 빙상장, 체육공원 등 공공체육시설 운영 예산"이라며 "시설 운영비와 축제·행사비를 구분하지 않으면 구민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륙도페이' 확대와 청년 100만 원 지원 등 민선9기 신규 정책의 재정 부담과 재원 조달 방안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오 전 구청장은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박 구청장을 고소하겠다"며 예산·결산서와 기금 자료 등을 놓고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박 구청장은 앞서 세출 구조조정과 공약사업 재검토, 국·시비 확보, 지방채 발행 최소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오 전 구청장이 재정 위기의 근거가 된 수치와 산출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전·현직 남구청장의 책임 공방은 당분간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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