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손나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김부장'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08.02 00:00 / 수정: 2026.08.02 00:00
특수임무국 요원 정상아 役으로 열연
"'배우'라는 수식어가 조금 더 선명해지길"
배우 손나은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손나은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손나은에게 '김부장'은 새로운 도전이자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나선 그는 이전과 다른 얼굴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자신을 따라다닌 엇갈린 평가에 연기와 결과로 답한 손나은은 '김부장'을 발판 삼아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배우 손나은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 연출 이승영)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상생저축은행 대리이자 특수임무국 요원 정상아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부장'은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총 10부작으로 지난달 25일 종영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첫 회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4회 만에 20%를 돌파했고 23%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최고 기록이자 SBS 역대 금토드라마 가운데 '펜트하우스2'(2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손나은은 "앞으로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며 "소지섭 선배님께서 '과정도 좋았던 만큼 결과도 좋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현실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나은이 분한 정상아는 특수임무국 요원이라는 정체를 숨긴 채 김부장을 감시하는 상생저축은행 대리다. 손나은은 통통 튀는 MZ 은행원부터 냉철하고 날렵한 특수임무국 요원까지 극과 극의 얼굴을 오가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매력을 꺼내 보였다.

다만 정상아는 원작에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만의 새로운 캐릭터였다. 참고할 만한 전사가 정해져 있지 않았던 만큼 손나은은 감독,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가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상아가 어떤 인물이었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으로 주문해 주셨고 그 내용을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며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상아라는 인물이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독님께서 상아가 조금 더 빠릿빠릿하고 날렵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액션도 무겁기보다는 가볍고 민첩한 느낌을 원하셨죠. 그래서 요원이 된 뒤에는 말투도 조금 더 단정하고 간결하게 바꾸려고 했어요.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행동 몸짓에도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죠."

손나은은 김부장에서 특수임무국 요원 정상아 역을 맡아 첫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SBS
손나은은 '김부장'에서 특수임무국 요원 정상아 역을 맡아 첫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SBS

특히 '김부장'은 손나은의 첫 액션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남달랐다. 손나은은 단검과 권총, 마취총 등 다양한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정상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 캐릭터의 반전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었다"며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던 차에 대본을 받았다. 꼭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촬영 전 두 달 정도 액션스쿨에 다녔어요. 평소에도 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액션은 또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액션에 필요한 동작과 힘을 기르기 위해 운동 방식도 바꿨어요. 체력을 키우려고 노력했고 촬영 전부터 상대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연습도 많이 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총기 액션이었다. 화면에서는 총을 들고 목표물을 겨누는 동작이 간결해 보이지만 무게를 견디며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근력이 필요한 장면이다. 손나은은 "총을 든 채 가만히 자세를 유지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오래 들고 있으면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며 "마취총도 굉장히 무거웠다. 촬영을 마치고 나면 팔이 많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근데 액션을 하다 보니까 점점 느는 게 느껴졌고 욕심도 생겼어요.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죠. 만약 다시 액션 연기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액션만큼이나 어려웠던 건 정상아가 지닌 비밀을 어느 정도까지 드러낼지 조절하는 일이었다. 정상아는 오랫동안 김부장의 곁에서 근무하며 그를 돕지만 사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인물이다. 손나은은 "요원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은행원으로 있을 때 김부장님이 보지 않는 순간에 정체를 살짝 드러내야 할지, 아니면 요원이라는 사실을 잊고 은행원으로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냥 'MZ 은행원'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사실 저도 MZ가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몰라서 검색해 봤거든요. 서로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고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특징이더라고요. 김부장님과 선물을 사러 가기로 했는데 그분이 가고 싶어 하지 않으니 곧바로 '그럼 들어가세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그런 성격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상아가 휴대전화에 키링을 달고 다니는 설정은 작가님께서 지문에 직접 써주신 건데 캐릭터를 보여주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죠."

손나은은 여운을 남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BS
손나은은 "여운을 남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BS

하지만 정상아의 진짜 정체가 밝혀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간단히 정리되는 것은 아니었다. 감시 대상이었던 김부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동안 임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연민과 미안함이 쌓였기 때문이다. 조직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요원으로서의 책임과 김부장을 돕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이 충돌하면서 정상아 역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손나은은 "가장 가까이에서 김부장님을 지켜봤기 때문에 김부장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부장님은 조직에 이용만 당하다 버림받았고 홀로 딸 민지를 키우면서 평범한 삶과 가정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이잖아요. 딸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모습도 옆에서 지켜보고 도움을 드렸고요.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미안함도 있었을 테고 점점 측은한 마음도 생겼을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이 결정적인 순간에 상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죠. 마지막에 상아가 온전히 김부장님의 편이 되기까지 그 감정의 균형을 잘 맞추려고 했어요."

이러한 변화는 외적인 모습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후반부에는 은행원의 흔적을 지우고 요원으로서의 모습에 집중해야 했던 만큼 헤어와 의상, 피부 표현까지 섬세하게 조율했다. 손나은은 "후반부에는 액션 장면이 많아서 머리를 묶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헤어스타일도 캐릭터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였다"며 "의상 역시 활동하기 편해야 했기 때문에 피팅도 여러 번 했다"고 회상했다.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피부 베이스도 계속 톤다운했어요. 나중에 방송으로 보니 생각보다 훨씬 까맣게 나온 거예요. 저도 '나 이랬어?'라고 할 정도였죠. 주변 인물들과 톤을 맞추면서 요원으로서의 외적인 모습도 많이 신경 썼어요."

그동안 손나은은 '대행사' '가족X멜로' '옥씨부인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아왔다. 다만 손나은의 연기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손나은은 "좋은 이야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도 있지만 모두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제가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워가면서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힘 있게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부장'은 손나은에게 단순한 흥행작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처음 도전한 액션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깨뜨렸고 연기적으로도 성장한 결과를 만들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며 "'김부장'은 그런 면에서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열심히 신뢰감을 쌓아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가 작품에 임하는 마음과 자세는 언제나 같아요. 이번 작품도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제는 제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가 조금 더 선명하게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저는 강렬한 모습도 좋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신뢰감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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