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전남광주시 동구·서구·남구·북구·광산구를 각각 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5개 자치구는 통합특별시 산하 27개 기초자치단체가 동등한 지위와 권한을 가져야 한다며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지역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전남광주구청장협의회는 이달 초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5개 자치구의 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개정 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서에는 특별법에 별도 조항을 신설해 현재의 5개 자치구를 폐지하고 같은 행정구역에 각각 시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특별법은 기존 시·군·자치구의 명칭과 관할구역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시 전환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 전환 요구의 배경에는 자치구와 일반 시·군의 재정·행정 권한 차이가 있다.
일반 시·군은 보통교부세를 직접 교부받지만 자치구는 특별시가 배분하는 조정교부금을 통해 재원을 지원받는다. 자체 세원도 재산세와 등록면허세 등으로 제한돼 있다.
구청장협의회는 이 같은 구조로 인해 통합특별시 소속 기초단체 사이에 재정과 자치권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로 전환되면 보통교부세 등 국가 재원을 직접 확보하고 도시계획과 도로, 교통 분야의 권한도 일부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주전남특별시 민간추진위원회도 통합 이전부터 5개 자치구의 일반 시 전환을 제안했다. 북구는 AI·광산업, 광산구는 미래차, 서구는 행정·금융, 남구는 에너지·교육, 동구는 의료·문화 거점으로 육성하는 구상도 내놨다.
구청장협의회는 5개 자치구가 시로 바뀌면 수천억 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보통교부세는 인구와 면적, 사회복지 수요, 자체 세입 등을 종합해 산정되는 만큼 실제 교부 규모는 지역별로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 5개 지역별 교부세 예상액과 지방세 변화, 조직 운영 비용 등을 반영한 구체적인 추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병내 전남광주구청장협의회장(남구청장)은 "5개 자치구의 시 전환과 자치권 강화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손해가 되는 정책이 아니다"며 "국비 확보 규모가 늘어나 수천억 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광주'라는 도시 정체성을 지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시 전환 이후 특별시와 기초시 사이에 행정사무를 어떻게 나눌지도 쟁점이다.
추진 측은 도시계획과 도로, 교통 권한 일부를 기초시에 넘기면 지역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광주권은 도로와 대중교통, 상하수도, 환경시설 등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어 통합특별시 차원의 조정 기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권한 배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통합특별시와 기초시 사이에 업무가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병내 협의회장은 "교통과 환경 등 광역사무는 분담 체계를 마련해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며 "시의회 일각의 우려는 공식 입장이 아닌 만큼 의장단과 논의해 특별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결론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남광주시의회 일각에서는 광주 5개 자치구의 시 전환보다 생활권이 맞닿은 전남 인접 시·군의 통합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 문제가 큰 전남 시·군의 행정 체계를 먼저 정비한 뒤 광주권 자치구의 권한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청장협의회는 자치구의 시 전환은 행정구역을 유지한 채 법적 지위와 권한을 바꾸는 문제이고, 시·군 통합은 서로 다른 지자체를 합치는 절차인 만큼 별도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 전환이 이뤄지면 구청과 구의회는 시청과 시의회로 바뀌고 기관 명칭과 행정정보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
동·서·남·북구의 방위식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지도 논의 대상이다. 민간추진위원회는 동광주시와 서광주시, 남광주시, 북광주시, 광주광산시 등의 명칭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까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공식 여론조사나 공론화 절차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장협의회는 앞으로 지역 정치권과 특별시의회를 상대로 시 전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