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리(북면 현포령)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27년 만에 결국 철거 수순을 밟는다.
1999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상징하며 세워졌지만 잦은 고장과 장기간 방치 끝에 안전사고 우려가 커졌다는 전문가 판단에 따른 것이다.
22일 울릉군에 따르면 경북도와 한국전기안전공사, 풍력정비 전문기업 원디텍 등 관계 기관은 최근 울릉군 서면 태하리 V44 풍력발전기에 대한 현장 합동 안전 점검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실시했다.
이번 점검에는 경북도와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문기업 기술자문위원(원디텍) 등이 참여해 구조물과 내부 설비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타워 내부 플랜지 연결 볼트의 부식과 풀림 여부, 중간 플랫폼과 브래킷의 부식 상태, 수직 사다리와 추락방지장치의 안전성, 기어박스와 발전기, 요(Yaw) 장치, 브레이크, 유압 및 전기설비 등의 노후 상태를 집중 점검했다.
점검 결과 장기간 미가동과 관리 중단으로 구조물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시설을 유지하기보다 해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군은 관련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철거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철거 대상은 베스타스(Vestas) V44 모델의 정격출력 600㎾급 풍력발전기로, 타워 높이 44m에 3개의 회전날개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약 67m에 이른다. 울릉군 서면 태하리 일원에 설치됐으며 장기간 가동과 유지관리가 중단된 상태였다.
이 풍력발전기는 경북도가 1999년 국비 10억 원과 도비 3억 5000만 원 등 모두 13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설치했다. 당시 경북지역 최초의 대형 풍력발전 사업으로 청정 울릉 보전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이끌 상징적인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풍황 조건과 잦은 기계 고장, 유지관리 문제 등이 겹치면서 정상적인 발전이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시설은 장기간 방치되며 녹슨 채 방치됐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로부터 대표적인 흉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풍력 발전기가 조성된 현포령 정상은 울릉 일주도로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통행이 많은 곳으로, 노후 시설에 대한 안전 우려와 함께 경관 훼손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울릉군은 이번 안전 점검 결과를 토대로 해체 계획을 확정한 뒤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철거가 완료되면 현포령 일대 경관 개선과 안전 위험 해소는 물론, 장기간 방치된 시설 관리 문제도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설치 자체보다 사후 유지관리와 경제성, 지역 여건을 충분히 검토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년 동안 멈춰 선 울릉 풍력발전기는 결국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이 아닌, 관리 부실과 정책 한계를 보여준 시설이라는 평가를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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