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5위에서 32위로 무려 7계단 떨어지며 상위 35개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아시아 순위도 일본과 이란은 물론 호주에도 추월당해 4위까지 밀려났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내린 뒤 반영된 21일 FIFA 랭킹에서 한국은 기존 25위보다 7계단 낮은 32위에 자리했다. 월드컵 본선은 FIFA 랭킹 산정에서 가장 높은 경기 가중치가 적용되는 대회다.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은 팀에 패할 경우 큰 폭의 감점을 피하기 어렵다.
결정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이었다. 당시 FIFA 랭킹 25위였던 한국은 61위 남아공에 0-1로 패했다. 두 팀의 순위 차이는 36계단에 달했고, 이 패배로 한국은 랭킹 포인트 33.03점을 잃었다. 단 한 경기의 충격이 월드컵 실패를 넘어 FIFA 랭킹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은 대회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한때 22위까지 올라 이란을 제치고 아시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에 0-1로 패하며 24위로 내려앉았고, 남아공전 충격패와 다른 국가들의 월드컵 성적이 함께 반영되면서 최종 32위까지 추락했다.

한국이 FIFA 랭킹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21년 12월 33위를 기록한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2022년 2월 29위로 올라선 뒤 줄곧 20위권을 지켜왔지만, 이번 월드컵 부진으로 그동안 쌓아온 랭킹 경쟁력을 한꺼번에 잃었다.
아시아 내부의 위상도 크게 흔들렸다. 일본은 17위로 아시아 1위를 유지했고, 이란은 22위, 호주는 28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호주에도 추월당하며 아시아 4위로 내려갔다. 최근 수년간 일본·이란과 함께 아시아 최상위권을 형성했던 한국 축구가 이제는 호주의 뒤를 쫓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을 앞두고 FIFA 랭킹 22위를 확정해 사상 처음으로 포트2에 배정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와 오스트리아에 연패하며 세 계단 하락한 데 이어,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20위권 지위를 완전히 잃었다.
이번 32위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저 순위는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 포트 배정과 국제대회 시드 산정에 FIFA 랭킹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다음 월드컵 예선과 주요 국제대회를 유리한 위치에서 준비하려면 A매치에서 꾸준히 승리하며 잃어버린 랭킹 포인트를 회복해야 한다.
반면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은 FIFA 랭킹 1위에 올랐다. 결승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한 아르헨티나는 2위로 내려갔고, 프랑스와 잉글랜드, 브라질이 뒤를 이었다. 멕시코는 4계단 상승한 10위에 진입했으며, 사상 첫 월드컵 8강에 오른 노르웨이는 무려 12계단 상승한 19위에 자리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참사의 후폭풍은 이제 시작됐다. 한국 축구가 잃은 것은 조별리그 통과 티켓만이 아니다. 20위권 FIFA 랭킹과 아시아 강호의 위상, 그리고 지난 수년간 어렵게 쌓아온 국제 경쟁력까지 한꺼번에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