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산=손연우 기자]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쓰이는 산화물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산소 빈자리 결함의 작동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열처리와 박막 구조를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정창욱 교수 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의 산소 빈자리 결함 특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반도체 전체의 원자 밀도가 아니라 결함 주변 금속 원자 사이의 거리라는 사실을 이론 계산으로 밝혀냈다.
산화물 반도체인 IGZO는 인듐·갈륨·아연·산소로 구성된 소재로, 낮은 온도에서도 박막 제작이 가능해 스마트폰과 TV 디스플레이의 박막트랜지스터(TFT)에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산소 원자가 빠진 '산소 빈자리' 결함이 생기면 전류 흐름과 작동 전압이 달라져 소자의 성능과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산소 빈자리 주변 금속 원자 사이의 거리가 가까우면 전자가 결함 주변에 머물고 거리가 멀어지면 전자가 박막 전체로 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결함 준위의 변화 때문으로 결함 준위가 높아질수록 전자가 결함에서 빠져나와 이동하기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열처리와 박막에 가해지는 인장 응력이 모두 금속 원자 사이 거리를 넓혀 전자가 더 쉽게 이동하도록 만든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상반된 결과로 여겨졌던 열처리와 압축 공정의 영향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과 구성좌표 분석, 제일원리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정창욱 교수는 "산소 빈자리 결함은 산화물 반도체에서 피하기 어려운 요소지만 공정 조건에 따라 전기적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열처리 조건이나 박막 응력을 설계해 문턱전압과 전류 특성, 소자 신뢰성을 함께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티리얼즈(Chemistry of Materials)'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