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들인 독도 안전시설, 공사 50일 만에 '와르르'…부실시공·감독 부실 도마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6.07.20 10:43 / 수정: 2026.07.20 10:43
<더팩트> 연속 보도 후 보수했지만 난간 휘고 방충제 벌어져
포항해수청, 피해 제대로 파악 못 해…시공사 문책·감사 요구 확산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곳곳이 휘거나 떨어져 나가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자 제공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곳곳이 휘거나 떨어져 나가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자 제공

[더팩트ㅣ울릉·독도=김성권 기자] 국민 혈세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공사 50여 일 만에 곳곳에서 파손되면서 총체적인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는 건설 자재와 폐기물이 바다로 유실되는 사고까지 발생했지만 발주기관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시설 파손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한 관리·감독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2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5월 10일부터 30일까지 사업비 3억 원을 투입해 독도 동도 선착장 일원의 안전시설 개·보수 공사를 실시했다.

공사에는 전문 작업 인력 6명이 투입됐으며 선착장 안전난간 보수, 노후 계단 정비, 선박 접안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방충제 설치 등이 이뤄졌다. 접근이 어려운 독도의 특성을 고려해 경북경찰청 협조 아래 작업 인부들은 독도경비대가 주둔 중인 동도에서 숙박하며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준공 후 불과 50여 일이 지난 현재, 새로 설치한 안전난간은 곳곳이 휘거나 탈락했고 접안용 방충제 역시 이음 부위가 벌어지는 등 부실시공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곳곳이 휘거나 떨어져 나가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자 제공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곳곳이 휘거나 떨어져 나가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자 제공

최근 가족들과 독도를 찾은 지역 주민 A 씨는 "<더팩트> 보도를 보고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장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며 "국민 혈세 3억 원이 이렇게 허망하게 쓰인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불감증도 확인됐다.

지난 5월 20일 기상 악화로 작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인부들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물양장에 적재돼 있던 공사 자재와 건설 폐기물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유실됐다.

특히 사고 직전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은 "파도가 물양장까지 들이치면 적재물이 모두 떠내려갈 수 있다"며 자재 결속과 안전지대 이동 등 방재 조치를 요구했지만 작업자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를 현장 경고를 무시한 인재(人災)가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발주기관의 관리·감독이다.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곳곳이 휘거나 떨어져 나가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자 제공
3억 원을 투입해 보수한 독도 안전시설이 곳곳이 휘거나 떨어져 나가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자 제공

<더팩트>가 20일 포항해수청 항만건설과에 파손 사실을 확인한 결과 담당자는 "기상 악화와 너울성 파도로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련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독도에는 같은 포항해수청 소속인 독도등대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지만 담당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현장 상황이 공유되지 않는 등 부서 간 소통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 3월 30일('말뿐인 독도 수호'…안전 난간 흔들리고 흉물 방치에 방문객 '아찔')과 4월 6일('독도 선착장 녹슨 난간 휘청…현장서 느낀 안전 공백의 민낯') 2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하며 독도 안전시설의 심각한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이후 포항해수청은 긴급 예산 3억 원을 편성해 보수 공사에 착수했지만 준공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시설이 다시 파손되면서 공사의 적정성과 감독 부실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선박 접안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방충제 이음 부위가 벌어져 있다. /독자 제공
선박 접안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방충제 이음 부위가 벌어져 있다. /독자 제공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의 상징이자 연간 수만 명이 찾는 국가 중요시설이다.

그럼에도 국민 혈세를 투입한 안전시설이 단기간에 무너지고, 공사 과정에서는 자재와 폐기물까지 바다로 유실됐으며 발주기관은 현장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공사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과 함께 포항해수청의 공사 감독 전반에 대한 감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사회에서는 "혈세 낭비와 부실시공, 관리 부실까지 드러난 만큼 감사기관이 공사 전 과정과 감독 체계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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