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원광대 총장 선거, 전북의 미래 걸렸다…조기 과열 양상에 뒷말도 '무성'
  • 김은지, 양보람, 김종성 기자
  • 입력: 2026.07.10 10:00 / 수정: 2026.07.10 10:00
전북대 총추위 구성 임박…원광대 연말 차기 총장 선임 예정
외형 성장 넘어 대학 혁신이 곧 지역 경쟁력…지역사회 관심
제20대 전북대학교 총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호 의과대학 교수와 허강무 사회과학대학 공공인재학부 교수, 송양호 법학전문대학원 상사법 교수, 조재영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물환경화학과 교수(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전주=김수홍 기자
제20대 전북대학교 총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호 의과대학 교수와 허강무 사회과학대학 공공인재학부 교수, 송양호 법학전문대학원 상사법 교수, 조재영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물환경화학과 교수(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전주=김수홍 기자

[더팩트ㅣ전주=김은지·양보람·김종성 기자] 전북 지역 주요 대학인 전북대학교와 원광대학교 총장 선거가 올해 연말 안에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벌써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는 총장 선거가 지역 소멸과 학령 인구 감소라는 국가적 위기에 맞서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의 경우 양오봉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2월 중순까지로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에 따라 임기 만료 6개월 전인 다음 달 중순까지 '총장임용후보자 추천위원회(총추위)'를 구성해야 한다.

1962년생인 양 총장은 교육공무원법과 고등교육법상 대학 전임교원 정년(만 65세)에 따라 연임 도전이 불가능하다.

이에 총추위 구성이 임박하자 총장직 도전 의사를 가진 일부 교수들이 이미 선거캠프를 직간접적으로 꾸리고 레이스에 돌입한 상태다.

◇전북대 총장 후보군 5명 이상…법의학 스타 이호 교수 '눈길'

장관급인 전북대 총장 선거 출마예정자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군은 현재 5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서거석 총장 시절, 삼고초려 끝에 대학본부 홍보실장으로 낙점돼 국회와 중앙 부처, 언론 등 사이에서 대학의 온갖 궂은일을 해결하며 대학행정과 뛰어난 정무 능력을 인정받았던 이호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전북도당 선출직 평가위원장을 맡아 강화된 도덕성과 성과 중심 평가로 호평받은 허강무 사회과학대학 공공인재학부 교수가 눈길을 끈다.

또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송양호 법학전문대학원 상사법 교수와 조재영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물환경화학과 교수, 윤영상 공과대학 화학공학부 교수 등도 총장 선거에 나설 채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 교수 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모바일용 누리집을 탑재해 본격적으로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중순 실시된 제19대 총장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양 총장이 30.57%, 김건 대학원 기록관리학과 교수 19.36%, 송 교수 15.02%, 조 교수 14.37% 등으로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가 없었다.

후보자만 8명에 이르면서 2차 투표와 3차 결선투표까지 이어졌다. 당시 2차 투표에서는 양 총장 47.84%, 김 교수 31.29%, 송 교수 20.87%였고, 3차 결선투표에서는 양 총장이 60.94%로 39.06%를 득표한 김 교수를 상대로 21.88%p 차이로 압승했다.

현재 대학 내부에서도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총장 선거 출마예정자들이 투표권이 있는 단과대학 조교 등과 오찬을 가지면서 사무실을 비우는 사례가 늘어난 것을 두고 '밥상 선거가 시작됐다'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전북대학교 교수회가 주도하는 거점국립대학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과 선거운동 방식 등을 둘러싼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북대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은 전임교원(정교수·부교수·조교수) 70%, 직원(공무원·대학회계직 등) 및 조교 20%, 학생 10%이다.

지난 1월 31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학교 총장실에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병오년 새해를 맞아 <더팩트> 전북취재본부와 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주=김수홍 기자
지난 1월 31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학교 총장실에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병오년 새해를 맞아 <더팩트> 전북취재본부와 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주=김수홍 기자

◇성과로 증명한 양오봉 총장…양적 성장 뒷받침할 리더십 '관건'

이번 전북대 총장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의 후속 추진 방향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는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학사구조 혁신과 지역혁신 모델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신입생 모집 단위 광역화를 둘러싼 학내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사범대학과 자연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생활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등에서는 광역 모집으로 신입생 입학 이후 전공 선호도에 따라 일부 학과의 학생 충원과 학과 유지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문적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의과대학 교육 환경 개선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의과대학 5호관 신축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 확보도 정원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분반 수업과 임상 실습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시설 확충과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외국인 학생 관리 체계도 차기 총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대학본부의 외국인 학생 선발 과정에서 일부 학과는 기초학력과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로 인해 학사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부정행위와 수업 태도 문제, 대학본부가 학과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이뤄지는 학생 배정, 외국인 학생의 대학생활 적응을 지원할 체계적인 학사 행정 시스템 부족 등도 지적되고 있다.

타 거점 국립대학에서는 '국립 중학교'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전북대에는 없다는 점도 꾸준히 거론된다. 도내에는 국립 초등학교(전주교대 부설초)와 고교(전북기계공고)는 있지만 중학교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전북대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 신설도 난제다. 전북대는 약 10년 전 국립 사범대 부설 중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당시 전북도교육청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교생 실습 환경 개선과 교원 양성 체계 강화를 위해 부설 중학교의 설립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은 "차기 총장이 외부 성과뿐 아니라 이를 이어갈 연속성과 과감한 혁신을 동시에 갖춘 리더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23년 2월 전북대 수장을 맡은 양오봉 총장은 취임 직후 호남권 유일의 글로컬대학30 선정이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고, 연구 역량 강화와 대외 협력 확대 등 대학의 외형적 발전을 이끌었다.

이재명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그는 옛 포항제철(포스코그룹) 출신답게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짧은 기간 대형 국가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후임 총장은 연구 혁신을 비롯해 학사제도 개편, 교육여건 개선 등을 더욱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 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팹(Fab·제조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전북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와 전자공학과 등을 활용한 전문 인력 양성도 서둘러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지난 5월 14일 익산시 신동 원광대학교 학생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개교 80주년 기념식에서 박성태 원광대 총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원광대
지난 5월 14일 익산시 신동 원광대학교 학생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개교 80주년 기념식에서 박성태 원광대 총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원광대

◇글로컬30 성과 이룬 박성태 원광대 총장…새 인물론도 '관심'

전북대와 함께 지역 대학가에서는 오는 12월 중순 4년 임기를 마치는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제14대)의 후임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광대 역시 박 총장이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선정이라는 대학 역사상 최대 성과를 바탕으로 대학 혁신 사업을 이어가고 있고, 산적한 대내외 현안에 따라 연속성 등이 중요한 만큼 연임 여부가 관건이다.

1958년생인 박 총장은 이미 대학 전임교원 정년(65세)을 넘겼다. 정관에 따라 총장은 예외로 돼 있어 연임이 가능하지만, 이와 관련한 공식적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박 총장은 언론 인터뷰 요청 등은 거부하고 주요 대학업무 위주로 활동하고 있어 궁금중을 낳고 있다.

박 총장의 연임 여부가 학내 관심사지만 대학 울타리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과거 '지방 4대 사학'(대구 영남대·부산 동아대·전북 원광대·전남광주 조선대)이라는 타이틀조차 위협받는 현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에 원광보건대학교와의 통합대학 출범 이후 체급이 커졌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방대학인 원광대에 아직도 '강 건너 불구경'식의 일부 느슨하고 폐쇄적 조직 분위기, 안주하려는 내부의 저항 등을 감수하고 결단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원광대를 강력한 추진력과 파격적으로 성장시킬 혁신적 리더를 갈망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분위기가 감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003년 원광대와 전북대 사이에 샌드위치 형국인데도 백화점식 학과 유지 등으로 도태 위기였던 전주대 총장을 맡아 지금의 '전주대학교'로 탈바꿈시킨 이남식 총장(제9~11대) 사례도 원불교 중앙총부와 학교법인 원광학원 이사회 등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내부든, 외부든 과감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새 총장 선임 카드가 앞으로 원광대 존속 여부를 가를 혁신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난 총장 후보군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의학교육평가인증 정기평가'에서 의과대학 '불인증 유예' 사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일부 열악한 교육 환경, 경기 군포 원광대 산본병원 등 대학 부속병원의 과감한 경영 내실화, 정문 일대 리노베이션 사업 등 산적한 현안과 잠재해 있는 난제는 '제15대 원광대학교 총장'의 어깨를 무겁게 할 전망이다.

국립대학과 같이 교육공무원법이 준용되고 고등교육법에 따라 임용되는 원광대 총장 선임은 학교법인 원광학원 정관과 '원광대학교 총장 선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총장 임기 만료 30일 전에 마쳐야 한다.

이를 위해 임기 만료 90일 전에 총장 공모를 공고해야 하며, 전임교원(정교수·부교수·조교수)과 법인, 교단, 직원 등 15인 이내로 구성된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가 총장후보자를 심의한다. 총장후보자평가위는 총장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면접, 공개토론회, 구성원 평가의견 접수 등의 평가 절차를 거쳐 법인에 '총장후보자 평가결과서'를 보고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국립대학 총장은 "지방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다. 대학이 무너지면 지역의 청년이 떠나고 기업과 문화, 지역경제 역시 활력을 잃게 된다"며 "대학이 혁신에 성공하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 때문에 양 대학 총장 선임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의 미래는 새로운 시대를 읽고 과감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글로컬대학30의 성공적인 안착은 물론, 의학교육이나 학사구조 개편, 국제화 전략, 구성원 소통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얼마나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구성원들로부터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sww993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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