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염전 노동착취 파문 확산…장애인단체 "군이 책임 있는 대책 내놔야"
  • 조효근 기자
  • 입력: 2026.07.07 16:27 / 수정: 2026.07.07 16:27
업주 등 3명 구속기소 이어 8일 기자회견, 민관합동 전수조사 요구
영광군청 전경. /영광군
영광군청 전경. /영광군

[더팩트ㅣ영광=조효근 기자] 전남 영광의 한 염전에서 심신장애가 있는 노동자들을 감금·폭행하고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염전 업주 등이 구속기소된 가운데 장애인단체와 시민사회가 영광군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영광군 염전 노동자 인권 피해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2시 영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영광군은 염전 노동자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고 실질적인 민관TF를 구성해야 한다"며 "지역 내 염전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민관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피해 노동자에 대한 장기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7일 노동력착취유인, 중감금, 준사기 혐의 등으로 염전 업주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A씨와 염전 노동자 2명은 2021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심신장애가 있는 50~60대 남성 3명에게 임금을 줄 것처럼 속여 하루 평균 17시간가량 일을 시키고도 3억 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피해 노동자의 손을 빨랫줄로 묶어 대들보에 매달거나 차량 적재함에 가두는 등 감금 행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노동착취 실태가 담긴 근로계약서 등 증거를 빼돌려 숨긴 혐의로 A씨의 지인 1명도 불구속기소했다.

피해 노동자들은 경계성 지능이 있거나 시각장애가 있었고, 가족과 떨어져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인단체는 이번 사건이 개별 업주의 일탈을 넘어 취약 노동자를 유인·고립시키고 폭력과 착취 대상으로 삼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 표현이 어렵거나 가족·지역사회와 단절된 노동자는 폭력과 착취에 더욱 취약한 만큼 영광군이 수사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역 내 염전 사업장 관리·감독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민관TF에 피해자 지원단체, 장애인권단체, 노동단체, 법률·의료·복지 전문가, 지역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전수조사는 사업주 진술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노동자 개별 면담, 거주공간 확인, 임금 지급 내역, 신분증·통장 관리 여부, 이동 제한, 폭행·협박, 직업소개 과정의 위법 여부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지원도 일시 보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단체는 피해 노동자들이 다시 고립되거나 착취적인 일자리로 내몰리지 않도록 안전한 주거, 의료·심리 지원, 법률지원, 체불임금 회복, 장애 등록과 복지서비스 연계, 안정적인 생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과거 신안군 염전노예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영광군 염전에서 또다시 유사한 피해가 드러난 것은 전남 지역 염전 노동자 인권침해를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광군은 이번 사건을 개별 업주의 일탈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 내 염전 사업장과 직업소개 구조 전반을 조사하고 재발방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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