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5·18 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해 광주제일고등학교(이하 광주일고) 총동창회와 학교 측이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선수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광주일고 총동창회와 광주일고는 7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역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올바른 교육과 정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홍경표 광주일고 총동창회장과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이 참석했다.
홍 회장은 "광주일고 총동창회의 궁극적이고 타협할 수 없는 목표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올바른 교육과 정의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홍 회장은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배재고 학생들에게 훌륭한 인생의 나침반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참교육의 계기로 삼아 어른들이 무책임하게 생산하고 부추긴 혐오 문화를 훗날 이 학생들이 앞장서서 뿌리 뽑아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상처받은 광주일고 학생들에게도 관용을 당부했다.
홍 회장은 "사과를 받고 화해의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상처 입은 우리가 먼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에게 관용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재고 학생들이 관계 당국의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일고인이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논란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는 데 대한 경계도 드러냈다.
홍 회장은 "이 비극적 사건에 억지스러운 정치적 의미를 덧씌우고 편을 가르고, 대중의 분노를 자극해 사회를 혼란시키는 시도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혐오를 옹호하고 증폭시키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일고 총동창회는 사회적 혐오 문화 근절, 사태를 방조한 지도자·학교·교육청 책임, 재발 방지책 마련 등도 함께 요구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도 배재고 학생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장은 "광주일고를 찾아와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고, 앞으로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배재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총동창회는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일상에 빠르게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야구 관계자들은 어제의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가능한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밝혔다.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도 "어제 배재고 학생들이 사과하는 것을 보고 많이 안타까웠다"며 "6개월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는데,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선처하고 어른으로서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선수 36명 전원과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등 86명은 지난 6일 광주일고를 방문해 5·18 조롱성 응원 구호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이후 양교 선수단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참배했고, 배재고 방문단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 정지와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남은 경기 몰수패 처분을 내렸다.
광주일고 측이 선처를 공식 요청하면서 이번 사안이 징계와 처벌을 넘어 교육적 회복과 학교 스포츠 문화 개선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