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송가인, 수호자이자 개척자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6.07.06 00:00 / 수정: 2026.07.06 00:00
2일 '꽃이 아니면 어떤가' 발표
정통성 지키면서 열린 행보
송가인이 지난 2일 신곡 꽃이 아니면 어떤가(부제: 질경이)를 발표했다. 송가인X레전드 프로젝트 3번째 곡이다. /제이지스타
송가인이 지난 2일 신곡 '꽃이 아니면 어떤가'(부제: 질경이)를 발표했다. '송가인X레전드 프로젝트' 3번째 곡이다. /제이지스타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가수 송가인은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결코 과거에 갇혀 있지 않는다. 송가인의 가치는 바로 거기서 나온다.

2019년 가요계 지형도를 바꿔놓은 '트로트 신드롬'의 중심에는 단연 가수 송가인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그녀의 행보는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라는 타이틀이나 인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간의 행보는 왜 송가인이 여자 트로트의 대들보인지를 보여주고, 지난 2일 발표한 신곡 '꽃이 아니면 어떤가'(부제: 질경이)는 그걸 또 한번 증명한다.

'꽃이 아니면 어떤가'는 부제 '질경이'처럼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내리고, 밟혀도 다시 피어나듯 삶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곡이다. 브라질리안 페스티벌 하우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삼바 하우스 리듬과 트로트 감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댄스 장르다. 경쾌한 리듬과 희망적인 메시지가 긍정 에너지를 전한다.

송가인이 정통 트로트를 벗어나 하이브리드 댄스를 들고 나온 배경에는 '송가인X레전드 프로젝트'와 DJ처리가 있다. 앞서 심수봉의 '눈물이 난다', 설운도의 '사랑의 맘보'에 이어 DJ처리와 함께한 '꽃이 아니면 어떤가'는 리듬감 넘치는 프로듀싱과 송가인의 섬세한 감성이 만나 전통과 현대, 장르와 세대를 잇는 특별한 시너지를 빚어냈다.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앨범 아트워크와 콘셉트 포토, 뮤직비디오 전반에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 들꽃이 만개한 자연의 생명력과 몽환적인 상상력을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비주얼로 구현하며 시각적으로도 완벽히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

'꽃이 아니면 어떤가'는 음악, 메시지, 비주얼 모든 면에서 송가인의 '역대급 변신'인 동시에 그의 진취적인 행보와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결정체다.

송가인은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기술을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몽환적인 상상력을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비주얼로 구현했다. /제이지스타
송가인은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기술을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몽환적인 상상력을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비주얼로 구현했다. /제이지스타

이러한 도전과 변신이 더 유의미한 건 송가인이라서다. 트로트 열풍 이후 수많은 가수들이 대중성을 좇아 타 장르를 혼합한 '세미 트로트'로 방향을 틀 때, 송가인은 오히려 우직하게 정통 트로트의 곁을 지켰다. 판소리로 다져진 깊은 내공과 한 서린 창법은 정통 트로트의 본질을 완벽하게 꿰뚫었다.

정규 1집부터 지난해 발표한 4집 '가인;달'의 타이틀곡 '아사달'에 이르기까지, 송가인은 세태에 휩쓸리지 않고 정통성의 명맥을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정통 트로트가 나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고,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그녀의 진심은 가벼운 유행으로 소비될 뻔했던 트로트에 묵직한 힘을 불어넣었다.

굳건한 뿌리 없이 변주만 거듭하는 건 혼란이고 방황이다. 송가인은 정체성과 중심이 확실하기에 변화와 도전도 더 빛난다. 정규 4집에서 정통 트로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라틴 펑크, 발라드, 컨트리 폭스까지 새로운 시도를 한다거나 'X레전드 프로젝트'를 통해 장르의 역사를 하나로 묶어내는 의미 있는 작업이 더 힘을 받는 이유다.

신곡 '꽃이 아니면 어떤가'에서 송가인은 척박한 땅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질경이처럼 삶의 무게를 견디는 이들을 위로한다. 화려한 꽃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담백한 메시지는 어쩌면 묵묵히 땀 흘리며 지금의 자리에 오른 송가인 스스로의 이야기이자 대중을 향한 가장 진실한 위로다.

정통 트로트의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송가인의 발걸음은 이제 트로트라는 장르를 넘어 '송가인'이라는 독보적인 영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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