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l 고흥=김영신 기자] 전남 고흥군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독일마을 조성사업이 인허가 장벽에 가로막혀 좌초 위기에 놓였다.
이미 수천만 원의 중도금을 납부한 입주예정자들은 "행정기관의 책임 떠넘기기에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3일 고흥군과 사업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산면 거금도 석정지구 일원에 추진 중인 '고흥 독일마을 조성사업'은 지난해 전남도 새꿈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되며 기대를 모았다. 사업 시행사인 민들레코하우징은 6만 3318㎡ 부지에 100세대 규모의 독일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남 남해 독일마을(44세대)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로, 완공될 경우 국내 최대 독일마을이 된다.
고흥군도 독일 교포 유치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섰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과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쾰른 등 주요 도시에서 설명회를 열었고, 현재까지 37명이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10여 명은 독일 현지 교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사업은 1년 가까이 멈춰 서 있다. 시행사는 지난해 7월 전남도에 인허가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승인을 받지 못했다. 전남도는 사업부지 100% 확보와 산지 용도 변경 등의 조건 충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고흥독일마을추진위원회는 "관련 지침은 이미 폐지됐거나 강행규정이 아니다"며 맞서고 있다. 추진위는 현재 전체 부지의 94%를 확보했고 환경영향평가까지 통과한 만큼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해당 지침은 참고자료 수준으로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계약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전남도와 고흥군이 지원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을 믿고 중도금 9000만 원까지 납부했다"며 "1년 가까이 사업이 표류하면서 계약자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행정기관과 시행사가 책임 공방만 벌일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전남도청 항의 방문과 1인 시위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독일마을이 단순 주거단지를 넘어 재외동포 정착과 관광산업 활성화, 인구 유입을 위한 상징 사업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이 최종 무산될 경우 이미 계약금을 납부한 입주예정자들의 재산 피해는 물론, 거금도 관광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지역 사회에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내 최대 독일마을을 꿈꾸며 출발한 고흥 독일마을 사업이 행정 해석의 벽을 넘고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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