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에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삼성반도체 투자 등에서 자신의 공약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쏟아내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
추 당선인이 대구시장 선거 과정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삼성 반도체 유치, 신공항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잇따른 정부·여당의 배제 움직임으로 공약 실현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추 당선인은 11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충청·호남 투자설과 관련해 SNS에 글을 올리고 "첨단 반도체 산업의 투자는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오직 시장과 경제성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 거점 투자 논의 과정에서 특정 지역 편중설과 정치적 고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기업의 순수한 투자 판단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하거나 압박으로 작용하는 순간 국가 경쟁력은 훼손되고, 국가균형발전 역시 특정 지역에 대한 보상이나 안배의 개념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추 당선인은 "대구·경북은 특혜를 요구하지 않고 다만 공정한 기회를 요구한다"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대구·경북은 지금도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과 제조 역량,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이라고 썼다.
또한 "연간 1750명의 비수도권 최대 반도체 인력 양성 체계를 갖췄고 군위군을 비롯해 반도체 팹 건설을 위한 대규모 전용 부지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지도를 그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쯤 주요 기업들과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안이 다뤄질 것으로 전해져 대구·경북 등 타 지역이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2030년 지방선거 때까지 행정통합 불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추 당선인의 공약에 제동이 걸렸다.
추 당선인은 지난 8일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에서 "신공항, 행정통합은 중단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또 다른 행정통합의 당사자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9일 "행정통합 반대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이 지사는 SNS와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결의대회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 때 말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되묻고 싶다"며 "정부와 여당은 전남광주 통합을 추진해놓고 대구경북은 일부 반대를 이유로 안 된다고 하면 명백한 지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추경호 당선인이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꺾었을 때부터 대통령·여당이 대구를 배제하고 소외시킬 것으로 예상했기에 그리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 당선인의 행보도 가시밭길이 되겠지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의 삶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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