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같은 듯 다른 재결합…그 조건과 의미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6.06.09 00:00 / 수정: 2026.06.09 00:00
아이오아이, 9년 만에 재결합해 의미 성과 다 잡아
씨야 시크릿 워너원 등 재결합 바람
9년 만에 재결합한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의미와 성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스윙엔터
9년 만에 재결합한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의미와 성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스윙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아이오아이(I.O.I)가 음원차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멤버들이 무려 9년 만에 재결합해 거두고 있는 성과다. 다시 뭉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그 끝에 손에 쥔 과실은 매우 달다. 그렇다고 모든 재결합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지만, 푼다고 다 답은 아니다.

올해 재결합 바람이 이는 가운데, 걸그룹 아이오아이(나영 세정 소혜 청하 채연 전소미 유정 도연 연정)가 그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이자 세 번째 미니앨범 'I.O.I : LOOP(아이오아이 : 루프)'의 타이틀곡 '갑자기'는 발매 10일 만인 29일 처음 1위에 오른 뒤 10일 넘게 정상을 지키고 있다.

그간 오랜만에 재결합해 나오는 팀들이 종종 있었지만, 이 정도의 인기를 다시 얻은 팀은 매우 드물다. 2011년 데뷔한 보이그룹 보이프렌드는 2021년 데뷔 10주년 기념에 이어 5년 만에 완전체로 다시 뭉쳐 활동했지만 활동 그 자체에 의미를 둬야 했고, 여성 보컬 그룹 씨야도 15년 만에 뭉쳐 정규 4집을 발매했지만 과거의 영광은 없었다.

재결합은 시작부터 큰 벽 앞에 놓인다. 이젠 뿔뿔이 흩어진 멤버들의 뜻을 한 데 모으고 스케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앨범을 준비하고 활동까지 하는 데까지 수개월을 빼야 한다. 멤버들의 의지가 강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각 소속사의 이해관계가 어긋나면 수포로 돌아간다. 멤버 수가 많을수록 얽힌 회사가 많을수록 벽은 더 높아진다.

씨야는 멤버 수가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 3명이지만 그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가장 근접했던 때는 2020년 '슈가맨3'에 출연하면서다. 당시 세 사람이 다시 모인 모습에 많은 팬들이 눈물을 흘렸다. 멤버들에 따르면 당시 실제로 재결합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각자의 소속사가 있는 등의 물리적 상황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6년이 더 흘러서야 마음과 상황이 모였다. 음원차트 1위를 밥먹듯 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다만 재결합은 눈에 보이는 수치로만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씨야가 15년 세월을 지나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건 지금까지도 이들의 재결합을 염원하는 팬들이 있어서고 이들의 만남은 1위 트로피보다 더 빛나는 것이다.

아이오아이가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것 역시 재결합을 바라는 팬들의 바람이 컸기에 가능했다. 문제는 아이오아이는 무려 11명이고 회사도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9명이 모였다. 그만큼 멤버들은 의지가 강했고 여전히 끈끈했다. 그 의지는 회사를 움직였고 10주년 앨범이라는 매우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시크릿이 오는 18일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원년 멤버 전효성(왼쪽)과 정하나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한 형태다. /전효성 SNS
시크릿이 오는 18일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원년 멤버 전효성(왼쪽)과 정하나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한 형태다. /전효성 SNS

말이 쉽지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각자 활동을 하면서 누구는 소위 잘나가고 또 누군가는 활동이 저조하기 마련이다. 더 이상 가수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다른 활동을 접고 수개월을 쏟아부어야 하는 게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홉 명은 득실을 따지기보다 재결합과 팬들과 함께하는 10주년에 큰 의미를 뒀다.

그 다음에 따라온 게 성과다. 아이오아이는 태생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고 프로젝트 형태로 아주 짧은 8개월간 활동했다. 서바이벌 오디션 출신 아이돌의 시초인데 인기 정점에서 해체했으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이는 그리움으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활동 당시 이미지 소비가 거의 없었다. 이보다 더 큰 마케팅은 없다.

재결합의 조건은 원년 멤버들이 얼마나 마음을 모으느냐다. 씨야는 원년 멤버 3명 모두 뭉쳤고, 아이오아이는 11명 중 9명이 의기투합했다.

반면 최근 재결합 소식을 전한 걸그룹 시크릿(Secret)은 상황이 좀 다르다. 전효성, 정하나에 새로운 멤버가 한 명 합류해 3인조로 활동할 예정이다. 원년 멤버 중 송지은 한선화가 빠지는 것도 모자라 새 멤버까지 합류하다 보니 재결합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크릿이라고 하기 애매한 시크릿이다.

그렇다 보니 과거의 영광에 기댄 재결합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런 우려를 지울 수 있는 건 결국 결과물이다. 이들은 오는 18일 스페셜 미니앨범 'Secret Flavor(시크릿 플레이버)'를 발매한다. 이들의 행보는 앞선 재결합 팀들과 결이 조금 다른 만큼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많은 관심이 모인다.

이들 외에도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해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워너원(Wanna One)이 지난 4월 리얼리티 'WANNA ONE GO : Back to Base(워너원고 : 백투베이스)'를 통해 뭉치며 재결합에 기대감을 키웠다. 군복무 중인 강다니엘 등 재결합까지 풀어야 할 숙제는 더 있고 기다려야 할 시간도 남았다.

이처럼 올해 재결합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단순히 기존 IP를 활용하는 것을 넘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불어넣고 성과까지 얻기 위해선 진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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