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는 낮추는데…구글·애플 앱마켓 수수료 한국만 30%, 왜?
  • 손연우 기자
  • 입력: 2026.06.08 12:45 / 수정: 2026.06.08 19:08
국내 기업, 수수료 연간 약 2조 원 안팎 추산
김영춘 "애플·구글 등 해적이나 다름없는 짓"
7일 부산 수변공원 야외무대에서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문화캠페인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연우 기자
7일 부산 수변공원 야외무대에서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문화캠페인이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연우 기자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스마트폰 앱 유통 플랫폼)에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매년 2조 원 안팎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게임사들의 수익 구조가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이 반독점 소송과 규제를 통해 수수료 인하와 외부 결제 허용 등 구조 개편에 나선 것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최대 30% 수준의 수수료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0% 룰'이 만든 글로벌 구조

애플은 2008년 앱스토어 출시와 함께 앱 판매 및 앱마켓 운영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인앱 결제)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를 도입했다. 구글 역시 2008년 안드로이드 마켓을 출시한 뒤 2012년 구글 플레이로 개편하면서 유사한 수수료 구조를 채택했다.

이후 이 정책은 모바일 플랫폼업계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초기 모바일 생태계 형성 과정에서 정착된 관행적 수수료율이라는 평가와 함께 경쟁 압력이 약한 구조에서 고착된 가격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두 플랫폼을 모두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수수료율 인하 경쟁을 제한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이 7일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문화캠페인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이 7일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문화캠페인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미국·EU는 '변화', 한국은 '제자리'

거대 앱마켓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가 확산되면서 미국에서는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진행, 이후 외부 결제 허용이 확대하면서 일부 거래에서 수수료가 사실상 0% 수준까지 낮아졌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외부 결제 의무화와 함께 수수료를 평균 약 17% 수준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했지만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 변화에 실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제도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시 구글과 애플이 법에 맞춰 외부 결제(앱 안에서 결제단계만 외부 결제 대행사 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를 허용했는데 대신 외부 결제에 별도 수수료(26~30%)를 부과해 결과적으로는 당초 기대했던 수수료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기업이 구글과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가 연간 약 2조 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유럽이 규제를 통해 앱마켓 구조를 변화시키는 동안 한국은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글로벌 대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앱마켓 수익 구조가 글로벌 표준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국가별 대응 차이가 기업 부담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기 게임산업정상화 캠페인위원장이 7일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문화캠페인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김용기 게임산업정상화 캠페인위원장이 7일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문화캠페인에서 발언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정부 대응 지지부진…시민사회 캠페인 확산

앱마켓 수수료 부담을 둘러싼 문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규제 당국의 대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민사회와 업계가 직접 행동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달 15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에서는 게임업계와 '게임산업정상화 캠페인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글로벌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가 국내 게임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7일 부산 수변공원에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배우 정수환·박준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대 앱마켓의 30% 수수료를 규탄하고 디지털 주권 회복을 촉구하는 시민문화캠페인이 열렸다. 연사들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실효성 확보와 대형 게임사들의 동참을 촉구하며 불합리한 앱마켓 시스템 개선을 강조했다

연사로 나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애플·구글 등 앱마켓에서 수수료 30%를 가져간다는 것은 바다 환경에서 보면 해적이나 다름없는 짓"이라며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국내 작은 게임 회사들이 구글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하고 있는데 참 버거운 실정"이라며 "하루 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를 비롯해 공정위 등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탤런트 정수환 씨는 "전 세계 게임 유저들이 똑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우리나라에만 비싼 수수료가 적용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을 비롯해 전 국민, 소비자 권리에 대한 문제다. 국민의 관심과 공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영화배우 박준규 씨는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휴대폰으로 결제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다같이 힘을 모아 거대 앱마켓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개선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기 게임산업정상화 캠페인위원장은 "막대한 수수료로 중소 게임사들은 생존이 흔들리는 상황인데도 한국의 대형 게임사 이른바 '빅7' 게임사들은 침묵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참여해 거대 앱마켓을 상대로 막대한 금액을 되찾고 우리 디지털 주권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newsbu@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