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의 꿈을 안고 출항한 홍명보호가 마침내 결전의 땅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입성했다. 지난 18일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한 고지대 적응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제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에 돌입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현지시간) 전세기 편으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도착했다. 한국시간으로는 6일 새벽이다.
과달라하라는 해발 1571m에 위치한 고지대 도시다. 대표팀은 이에 대비해 지난달 24일부터 해발 1460m의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헤리먼에 사전 캠프를 차리고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K리거 중심의 선발대를 시작으로 손흥민(LAFC)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등 유럽파가 차례로 합류하며 완전체를 이뤘고, 트리니다드토바고전(5-0 승)과 엘살바도르전(1-0 승)을 통해 실전 점검까지 마쳤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월드컵 최종명단 26명 가운데 감기 증세를 보인 김태현을 제외한 25명을 모두 기용하며 선수들의 컨디션과 전술 적응도를 점검했다. 부상 복귀 후 우려를 낳았던 황인범의 몸 상태도 확인했고, 다양한 조합을 시험하며 본선 구상의 윤곽을 잡았다.
특히 이번 캠프의 핵심 과제였던 고지대 적응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선수들은 저산소 환경 적응과 함께 과달라하라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대비해 약 40도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특수 훈련까지 소화했다. 체력 소모가 큰 월드컵 환경을 미리 체험하며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전술 완성이다. 홍명보 감독은 과달라하라 도착 직후부터 사흘가량 집중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수비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조별리그에서 만날 체코와 멕시코가 모두 빠른 전환과 강한 압박을 앞세우는 만큼 수비 안정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은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기 전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단체 사진 촬영도 마쳤다. 장대한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환한 표정으로 월드컵 출정의 의미를 되새겼다. 훈련 파트너인 강상윤과 윤기욱도 함께하며 '원팀' 분위기를 보여줬다.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백 리 길을 가는 사람은 90리를 갔을 때 비로소 절반에 이른다는 뜻이다. 고지대 적응과 평가전 승리라는 준비 과정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홍명보호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1954년 스위스 대회 첫 출전 이후 72년 동안 이어진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정 월드컵 최고 성적인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을 넘어,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꿈의 무대가 과달라하라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