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강신우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tvN 월화드라마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군대, 요리, 게임 판타지를 한데 묶은 낯선 조합은 오히려 확실한 콘셉트가 됐고, 작가와 감독, 배우는 각자의 자리에서 이를 흔들림 없이 밀어붙였다. 그 결과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 연출 조남형·이하 '취사병')는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지난 11일 첫 공개됐으며 총 12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방송됐다.
반환점을 돈 '취사병'은 기대 이상의 시청률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첫 회부터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올해 tvN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더니 5회까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5회 7.9%는 tvN에서 동시 방영된 역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최고 수치이며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사실 '취사병' 방송 이전까지 올해 tvN 월화드라마는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야심 차게 선보였던 '스프링 피버'와 '세이렌'은 5%대 시청률에서 더 치고 올라가지 못했고,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역시 OTT 화제성과는 별개로 tvN 시청률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취사병'은 첫 방송부터 5%를 단번에 넘기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물론 초반 관심에는 앞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오른 박지훈의 차기작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그러나 매회 자체 최고를 기록하는 시청률 흐름과 시청자 유입은 단순히 배우 한 명의 힘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취사병'의 상승세는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군대물 특유의 유쾌함, 쿡방의 시각적 재미, 상태창 판타지의 게임적 요소를 한 작품 안에 넣되, 이를 무겁지 않게 코미디의 리듬으로 밀어붙인다. 일각에서 '취사병'을 두고 지난해 최고 시청률 17.1%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tvN '폭군의 셰프'의 군대 버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장르의 선명함이다. '취사병'은 군대라는 폐쇄적 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병영 드라마 특유의 무거움보다 코미디와 성장 서사에 중점을 둔다. 취사장, 식재료 창고, 식당 같은 부대 내의 공간들은 게임 퀘스트의 무대가 되고, 일명 '짬밥'은 주인공 강성재가 깨야 하는 현실적인 미션이 된다. 코미디임에도 세계관은 분명하고, 목표는 또렷하다.
이 지점에서 각색의 힘이 드러난다. 드라마는 긴 호흡과 방대한 에피소드를 가진 원작 웹소설을 모두 옮기기보다 강성재의 핵심 성장 과정과 개그 포인트, 쿡방의 볼거리에 집중한다. 원작의 큰 틀은 살리되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한다.

연출 역시 코믹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 상태창, 스킬, 퀘스트, 보상 같은 게임식 장치는 자칫 유치하게 보일 위험도 있지만 작품은 이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최근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상태창 CG 활용에 대한 혹평을 받은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취사병'은 장르 자체를 코믹 판타지로 명확히 규정하면서 이질감을 줄였다. 여기에 먹음직스러운 군대 쿡방과 상실감을 치유하는 휴먼 드라마적 요소가 더해지며 웃음과 따뜻함을 함께 잡았다.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넷플릭스 '약한영웅'과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던 박지훈은 이번에도 코믹한 몸짓과 진지한 눈빛을 오가며 이등병 강성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박지훈이 100% 즉석 애드리브라고 밝힌 '등뼈 아코디언' 댄스 신은 그의 코미디 감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윤경호 이상이 등 배우들의 믿고 보는 연기도 작품의 톤을 받친다. 다소 만화적인 설정도 이들이 뻔뻔하게 소화해내니 화면 안에서 생동감이 살아나고 시청자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결국 '취사병'의 흥행은 '확실한 콘셉트'에서 나온다. 복잡한 장르 혼합이나 거창한 메시지 전달에 욕심내기보다 "군대에서 요리로 성장하는 이등병"이라는 명확한 세계관을 유지한다. 거기에 코믹하고 직관적인 연출,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며 'S급 요리 한 상'이 완성됐다.
반환점을 돈 지금 '취사병'에 남은 과제는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과연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tvN 드라마의 전설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 티빙과 tvN에서 공개된다.
ssinu423@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