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부산 해운대구=김민지 기자] "이명박! 대통령!" "대통령님 어서 오이소."
"왜 여기서 시끄럽게 하노?" "뭐한다고 여 왔노?"
3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 예배 시작을 앞둔 교회 로비는 전직 대통령의 방문을 반기는 목소리와 갑작스레 몰려든 취재진과 인파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뒤섞이며 잠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교인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이날 이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전폭적 지원 유세 성격을 띠고 있다. 앞서 27일 기장시장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지원 유세에 나선 가운데, 보수 진영이 전직 대통령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이 전 대통령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부산을 지역구로 둔 주진우·김미애·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등과 함께 수영로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이 전 대통령은 한 손에 성경책을 끼고 다른 한 손으로는 교인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교회 안으로 들어섰다.
다만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예배를 위해 교회를 찾은 신도들을 배려하려는 듯 몇몇 교인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2층 예배당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 안팎은 잠시 술렁였다. 일부 교인들은 "와, 이명박이다"라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반갑게 맞이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일부 교인들은 갑자기 몰려든 취재진과 경호 인력, 인파를 향해 "왜 여기 와서 이러냐", "뭐 하려고 왔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일행이 예배당으로 들어간 뒤 5분가량 지나 교회에 도착했다. 그는 별다른 인사 없이 서둘러 예배당으로 올라갔다.

예배당 안에서는 이 전 대통령과 박형준 후보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조용히 예배에 참석했다. 맨 앞줄에는 주진우 의원과 김대식 의원, 김미애 의원, 이 전 대통령, 박형준 후보가 나란히 자리했다. 박민식 후보는 이들보다 한 줄 뒤에 홀로 앉아 예배를 드렸다.
이날 수영로교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이 전 대통령과 '친이계'로 꼽히는 박형준 후보의 밀착 행보였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홍보기획관, 정무수석을 지낸 대표적인 친이계로 불린다. 이 전 대통령은 교회에 들어설 때부터 예배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박형준 후보와 나란히 움직였다. 예배당 앞줄에도 두 사람은 함께 앉았다.
반면 박민식 후보는 뒤늦게 도착해 한 줄 뒤에서 예배를 드리며 상대적으로 떨어진 동선을 보였다. 출마 지역이 아닌 해운대구에 있는 교회인데도 박민식 후보는 이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기대하며 찾아온 걸로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이 예배 후에도 박형준 후보와 함께 해운대시장 방문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부산행은 사실상 단독 지원 유세에 무게가 실린 행보로 읽혔다.
약 두 시간가량 진행된 예배가 끝난 뒤 이 전 대통령은 박형준 후보와 주진우·김미애 의원 등과 함께 예배당을 빠져나왔다. 출구 주변에는 그를 보기 위해 모여든 교인들이 길게 늘어섰다. 반면 박민식 후보의 모습은 이때 눈에 띄지 않았다.

교회 밖에서도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관심은 이어졌다. 교인들은 "대통령님"을 연호하며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이 전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일일이 호응했다. 차량에 탑승한 뒤에도 사진 요청이 계속되자 창문을 통해 인사를 건넸고, 한 차례는 다시 차에서 내려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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