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임·헛기침 반복된다면?…"수주 이상 지속 시 소아 틱 의심해야"
  • 정일형 기자
  • 입력: 2026.05.19 10:15 / 수정: 2026.05.19 10:15
이지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지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더팩트ㅣ부천=정일형 기자] 아이가 이유 없이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헛기침, 킁킁거리는 소리를 반복한다면 단순한 버릇이 아닌 '틱장애' 신호일 수 있다는 의료진 설명이 나왔다. 특히 이런 증상이 수주 이상 이어지고 반복 빈도가 잦다면 조기에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지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9일 "틱은 아이가 일부러 하는 행동이 아니며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양육 때문에 생기는 질환도 아니다"라며 "부모의 지적과 억압보다는 관찰과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틱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작스럽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나 소리를 뜻한다. 증상은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나뉜다. 운동 틱은 눈 깜빡임, 얼굴 찡그리기, 고개 흔들기, 어깨 들썩임 등이 대표적이다. 음성 틱은 헛기침, 킁킁거림, 코 훌쩍임, 특정 단어 반복 등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일상 행동과 구분이 쉽지 않다. 눈을 자주 깜빡이면 피로나 안과 질환으로, 헛기침은 감기나 비염 증상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부모가 단순 습관으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틱장애는 대부분 소아·청소년기에 처음 나타난다. 특히 만 5~10세 사이 발병이 흔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후 시기에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새 학기와 새로운 환경 적응 과정에서 긴장과 스트레스가 커지면 증상이 처음 드러나거나 악화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트레스가 틱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유전적 요인과 뇌·신경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운동 조절과 관련된 뇌 회로,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 이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는 틱의 근본 원인이라기보다 증상을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에 가깝다"며 "틱이 나타날 소인이 있는 아이에게 환경 변화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틱 증상이 있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다만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거나 학교생활·대인관계 등 일상에 지장을 줄 경우, 아이가 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호소할 경우에는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틱 증상이 시작된 지 1년 미만이면 '잠정적 틱장애'로 분류된다. 1년 이상 지속되면 지속성 운동 틱장애나 음성 틱장애, 또는 뚜렛증후군 여부를 평가한다. 운동 틱과 음성 틱이 함께 1년 넘게 이어질 경우 뚜렛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흔히 욕설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그런 증상은 일부 환자에게만 나타난다.

틱장애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ADHD는 주의력 저하와 충동성이 핵심이며, 틱장애는 비자발적 움직임과 소리가 특징이다. 두 질환이 함께 있으면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동반 평가가 필요하다.

부모의 대응 방식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아이를 혼내거나 억지로 참게 하는 행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틱을 억누르는 과정에서 아이가 더 큰 스트레스와 긴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증상 정도와 생활 영향에 따라 결정한다. 수면 관리와 스트레스 조절, 생활 리듬 개선 같은 환경 조정이 우선 시행된다. 필요하면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대표적 행동치료는 습관 역전 훈련을 포함한 포괄적 행동중재다. 틱이 나타나기 전 신체 감각을 스스로 인식하고 다른 행동으로 대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증상이 심해 학업이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줄 경우 약물치료도 활용할 수 있다.

이지원 교수는 "틱 증상이 경미하다면 반드시 약물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반대로 증상이 심해 아이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 치료를 지나치게 미루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vv830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