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 1번지 경기도의회-릴레이 인터뷰⑪] "역할 다한 정책은 OUT"…'정책 일몰제' 도입 이채명 경기도의원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6.05.19 09:00 / 수정: 2026.05.20 14:11
시행 3년 내 성과 공개·10년마다 재검증…정책 생애주기 관리 제도화
이채명 의원 "혈세 낭비 막고 행정 책임성 높이겠다"
이채명 경기도의회 의원. /더팩트
이채명 경기도의회 의원. /더팩트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는 자치분권을 선도하고 있다. 자치분권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배분, 주민이 직접 정책 집행과 결정에 참여하는 길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광역의회가 입법권을 활용해 제·개정하는 조례는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더팩트>는 경기도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우수조례를 발의, 자치분권을 선도한 도의원들을 만나 그 성과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역할을 다한 정책을 정리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경기도의 올해 예산은 41조 7000억 원 규모다. 그만큼 집행할 정책만 해도 수백, 수천 가지다. 이 가운데에는 정책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했거나 여건 변화로 필요성이 낮아진 사업도 적지 않다.

디지털 행정 전환 이후 활용도가 떨어진 일부 오프라인 사업, 민간 플랫폼 확대로 기능이 축소된 지원 사업, 이용률보다 유지·관리 비용 부담이 큰 공공사업 등일 것이다.

실효성이 떨어진 정책이라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행정의 관성적인 특성이 있다. 종료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정책 폐지에 따른 부담을 이유로 내버려두는 경우다.

결국 도민의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이 같은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의회가 정책의 생애주기를 관찰해 필요하면 폐지까지 할 수 있는 '경기도형 정책 일몰제'를 도입했다.

정책의 유효성을 정기적으로 검증해 존치·개선·폐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경기도 정책 유효성 검증 조례'를 통해서다.

이 조례 제정을 주도한 이채명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6)은 "단순한 정책 평가를 넘어 '정책의 선순환 구조'를 제도화한 조례"라며 "정책을 만들고 점검한 뒤 불필요하면 과감히 정리하는 과정을 정착시켜 행정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도민의 혈세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이게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더팩트>는 지난해 경기도의회 우수 조례로 선정된 이 조례의 대표발의자인 이채명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이채명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치 입문 배경은

제 정치의 뿌리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셨던 아버지의 삶이다. 이웃의 어려움을 해결하느라 분주했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타인을 위한 마음을 키웠다.

정치는 아이의 꿈을 응원하며 시작했던 '세일즈' 활동이 계기가 됐다. 내 이익보다 고객의 만족을 먼저 생각했고,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사람을 위하는 일'이 천직임을 확신했다.

동네에 데이터 센터 건립 문제가 있었는데 주민들이 잠을 못 주무실 정도였다. 주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동고동락하면서 2년 반 동안 싸워 해결한 적이 있다. 늘 '초심·열심·뒷심'의 3심, 그리고 '성실·진실·절실'의 3실을 가슴에 새긴다.

-'경기도 정책 유효성 검증 조례'를 발의한 계기는

경기도의 방대한 사업들을 들여다보니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관행적으로 계속되는 정책들이 적지 않았다.

정책은 계속 만들어지는데 지금도 유효한지, 점검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효성이 떨어진 정책이 유지되거나 역할을 다한 사업이 정리되지 못하는 사례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지고, 행정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 의식에서 '정책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도민의 세금이 효율적으로 쓰이게 한다는 취지다.

-조례 주요 내용은

정책이 제대로 굴러가는지 확인하는 '경기도형 정책 일몰제'다. 도지사는 정책이 시행 3년 안에 성과와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여론조사 등으로 도민 만족도가 낮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정책 유효성 검증위원회' 심사를 거쳐 정책 폐지 여부를 정하도록 규정했다.

한 번 검증을 통과했다고 끝이 아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마다 유효성을 재검증해 정책의 생명력을 관리하게 했다.

검증 기준도 명확하다. 목적을 이미 달성했거나 투자비용 대비 성과가 미흡할 경우, 행정 환경 변화로 기능이 쇠퇴한 경우 등을 꼼꼼히 따져 폐지 여부를 정한다.

이 조례는 '정책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정리하고, 다시 개선하는 일련의 체계'를 제도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대되는 조례 효과는

가장 큰 변화는 정책 운영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우선 행정이 정책 설계부터 '이 정책이 지속적으로 유효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단순히 사업을 추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수명과 효과까지 고려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또 실효성이 떨어진 정책을 정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기존에는 필요성이 낮아진 정책이라도 관성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폐지나 개선이 가능해졌다. 예산 낭비를 줄이고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다.

도민 입장에서도 정책이 계속 쌓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효과가 있는 정책만 남게 되기 때문에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을 만들고, 점검하고, 필요하면 정리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경기도 행정의 질 자체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지난 4년 의정 활동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현장에서 답을 찾은 시간'이었다. 지역 상담소를 중심으로 수많은 주민을 만났고, 작은 불편부터 구조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정책은 책상 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돼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기획재정위원회 활동을 하면서는 예산과 정책 구조를 함께 들여다보는 경험을 했다.

감사하게도 '기획재정위 최우수위원 선정,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조례 개인부문 우수상'이라는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늘 곁에서 힘이 돼 주신 경기도민과 안양시민 여러분의 격려 덕분이었다. 때로는 날카로운 감시자로, 때로는 따뜻한 이웃으로 보낸 지난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고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6·3 지방선거 재선 도의원에 도전하게 됐는데, 한 말씀 한다면

지난 시간들이 '일 잘하는 도의원'으로서 안양 발전의 든든한 토대를 닦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그동안 일궈온 결실을 시민 여러분의 삶으로 온전히 돌려드려야 하는 시기다. '중단 없는 발전'의 마무리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숙원 사업은 단절 없이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안양 호계동과 신촌동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현장에서 어떤 점이 더 보완돼야 하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정치는 결국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저는 앞으로도 '이채명이 하면 역시 다르다'는 시민 여러분의 믿음이 헛되지 않도록 오직 실력과 정책으로 보답하는 길을 걷겠다. 안양의 기분 좋은 변화가 멈추지 않도록 언제나 시민 여러분의 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함께 발맞추어 걷겠다.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거창한 수식어보다 도민의 삶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일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주민의 불편을 단순한 민원이 아닌 끝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기며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

정치는 단순히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을 바꿔 결과로 증명하는 일이다. 제가 대표발의한 '경기도 정책 유효성 검증 조례'처럼 예산 낭비를 막고 행정 효율을 높여 도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이 제 정치의 본질이다.

안양시민의 일상이 어제보다 안전하고 편안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저는 여러분께 '언제든 달려오는 다정한 이웃'이자 '일 잘하는 똑순이 의원'으로 기억되길 소망한다.

정치가 딱딱한 권력이 아닌 가로등을 밝히고 아이들 급식을 걱정하는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드리고 싶다.

훗날 주민들께 '이채명이 의원 할 때 우리 동네가 참 좋아졌지'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 제 가장 큰 훈장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안양의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끄는 든든한 일꾼이 되겠다.

vv830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