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기리고' 박윤서 감독, 캐스팅부터 연출까지 '신선함'으로 완성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4.30 00:00 / 수정: 2026.04.30 01:20
영 어덜트 호러 장르…첫 메인 연출작
신예로 채운 캐스팅…신선함에 집중
박윤서 감독이 최근 <더팩트>와 만나 지난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리고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박윤서 감독이 최근 <더팩트>와 만나 지난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리고'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장르가 또 하나 탄생했다. 오컬트와 호러에 학창물까지 섞은 이른바 '영 어덜트 호러'다. 독특한 시도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을 안기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킹덤' '무빙' 등 굵직한 대작들에 참여하며 내공을 쌓고, 이번 작품으로 첫 단독 연출 데뷔를 치른 박윤서 감독이 있다.

박윤서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리고'(각본 박중섭, 연출 박윤서)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4일 8부작 전편 공개된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어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받은 고등학생들이 그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함'이었다. 단순히 신예배우들의 학생들이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라 기존 공포물에서 귀신을 해결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전개 방식에 매료됐다. 그는 이를 '영 어덜트 호러'라는 키워드의 정의 아래에서 젊은 층의 열망과 맞닿기를 바랐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흐름도 남다르다. '기리고'는 일반적인 학원 호러물의 결을 따라가다 중반부 오컬트로 급변하고 6부에 이르러서는 저주의 비밀을 깊게 파고드는 파격적인 구조를 취한다. 박 감독은 "시청자들이 멈추지 않고 끝까지 즐기려면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했다"며 "공포 게임이나 방탈출 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유튜브의 폐가 체험 영상까지 참고하며 리얼리티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전 회차 콘티를 미리 완성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는 '무빙' 작업 당시에도 활용한 제작 노하우이기도 했다. 미리 준비를 마쳐야 현장에서 신인 배우들에게 더 많은 테이크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러한 배려 덕분에 '기리고' 특유의 날 것 그대로의 공포가 완성될 수 있었다.

"좀비 액션의 대가인 감독님과 함께 빙의 동작을 연습했어요. 좀비만 해오시던 분이라 오컬트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걸 무척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덕분에 '기리고'만의 기괴하고도 신선한 움직임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3부에서의 반응이 좋을 거라 예상했는데 관객들이 그 체험적 공포를 즐겨주시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의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출연 배우들 또한 신선한 마스크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의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출연 배우들 또한 신선한 마스크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캐스팅 단계에서도 박 감독은 '신선한 마스크'를 강조했다. 관객들이 인물에게 온전히 몰입하게 하려면 기존의 인지도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인 캐스팅 오디션 당시 '23세 이하'라는 엄격한 나이 제한을 뒀고 가능성 있는 신예들을 샅샅이 훑었다.

캐스팅 비화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형욱 역의 캐스팅이었다. 오타쿠 같은 면을 살리면서도 저주에 빙의된 후 섬뜩함을 동시에 갖춘 인물을 찾기 위해 고심했던 제작진이다. 그러던 중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짧게 등장한 배우의 눈빛에 꽂혔다. 그가 과거 영화 '사도'의 아역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연기력에 대한 의심을 거뒀고, 캐릭터를 위해 체중 증량까지 부탁하며 공을 들였다.

신예들의 패기 위에 전소니와 노재원이라는 든든한 날개가 더해졌다. 박 감독은 전소니에 대해 "전형적인 톤의 무당이 아니길 바랐는데, 제가 그린 이미지와 완벽히 일치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노재원 역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공포의 결을 코믹하게 풀어주면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는 묘한 매력을 발휘하며 작품의 균형을 잡았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 속 노재원과 전소니의 풀리지 않는 서사도 생각해 뒀다며 시즌2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 속 노재원과 전소니의 풀리지 않는 서사도 생각해 뒀다며 시즌2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작가와 함께 설정해둔 햇살(전소니 분)과 방울(노재원 분)의 전사는 벌써부터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제주도의 전통 부적인 뱀신을 모시는 문화 등 한국적인 샤머니즘 요소를 디테일하게 배치한 것은 모두 거대한 세계관을 위한 포석이기 때문일 지도일지도 모른다.

파격적인 수위에 대한 호불호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박 감독은 제작 단계에서 넷플릭스와 수위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다. 너무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공포의 실체를 보여줘야 하는 밸런스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재미없다는 반응이나 무섭지 않다는 의견 모두 납득이 된다"며 "다음 작품을 위한 귀중한 공부로 삼겠다"고 밝혔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에 대한 여러 반응을 알고 있다며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고민이 더 깊어졌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박윤서 감독이 '기리고'에 대한 여러 반응을 알고 있다며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고민이 더 깊어졌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무빙'에 이어 '기리고'까지 쉼 없이 달려온 박 감독에게 다음 행보를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아기가 태어난 지 50일밖에 안 돼서 오늘도 수유하고 왔다"며 웃어 보이며 당분간은 '육아'에 집중하며 차기작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제외하고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는 '기리고'의 흥행 추이를 지켜본 후 신중하게 다음을 결정하겠다는 목표다.

"반응이 좋은 댓글을 보면서도 사실 걱정이 더 많아지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거든요. 하지만 많은 분이 햇살과 방울의 케미를 좋아해 주시는 만큼, '기리고'에 더 큰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기분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