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 흘리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시인 김준태(78)가 1980년 '5월 광주'를 노래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의 한 대목이다. 그는 이 시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수배자가 됐다. 그후 '5월의 시인'으로 불렸다.
5·18민주화운동 46돌을 코앞에 둔 오는 26일 그의 시선집 '물거미의 노래' 독일 출간을 기념한 '화상 줌 시낭독회'가 광주와 독일 보쿰시 간 랜선을 따라 울려 퍼진다.
김준태 시인은 한국어로, 독일 보쿰시 배우 마리아 울프가 독일어로 각각 '물거미의 노래' 등 수편의 시를 직접 낭독한다. 물거미의 노래에서는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비무장지대 물구덩이에서 거미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며 생명을 잉태한다. 전쟁의 폐허지가 세월의 흐름 속에 사랑과 생명을 노래하는 평화의 땅으로 변신하는 역설의 알레고리다.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245와 독일 보쿰시 루르대학교에서 동시에 열리는 시낭송회는 독일 측 토르스텐 트라울센 박사와 한국인 양한주 보쿰대 교수가 진행을 맡는다. 양 지역 문인간 토크쇼도 이어진다.
양한주 교수는 지난 2024년 '물거미의 노래' 독일어 시집 번역에 참여했다. 이 시집은 김준태 시인의 여러개 작품집에서 60편을 뽑아 독일 현지 출간했다.
양 교수는 "파괴와 고통의 경험은 그의 많은 시를 형성한다"며 "동시에 그의 시선은 자연의 회복력에 반복적으로 향한다"고 평가했다.
김준태 시인은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조선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남고 교사, 전남일보 문화부장 등을 지냈다.
1969년 등단 이후 '참깨를 털면서'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등 10 여편의 시집, 번역서 등을 펴냈다. 최근엔 5·18민주화운동 등을 배경으로 한 소설집 '오르페우스는 죽지 않았다'를 펴내는 등 금남로 전일빌딩 245 도서관을 오가며 왕성한 글쓰기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