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군위=정창구 기자] 대구시 군위군이 '일상이 문화가 되는 도시'를 목표로 지역 고유 자원을 활용한 4대 핵심 문화사업을 본격 추진, 지방소멸 위기 속 새로운 문화정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 공연·전시 중심의 소비형 문화에서 벗어나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생산형 문화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전통과 미래, 예술과 인문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문화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은 군위향교 전통혼례, 드론축구, 화본예술공간, 삼국유사 인생 책방 등 4대 사업을 중심으로 단계별 확장 전략을 추진해 문화가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군민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문화사업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경제 활성화, 공동체 회복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전통의 재해석…관광·공동체 결합 '군위향교 전통혼례'

군위향교를 활용한 전통혼례 사업은 지역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 사례다. 단순 의식을 넘어 지역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확장되고 있다.
고즈넉한 향교 공간에서 진행되는 혼례는 전통의 품격을 살리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해 젊은 세대와 외부 관광객의 관심을 동시에 끌어내고 있다.
군은 꽃가마, 전통 한복, 의례용품 등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 인력 양성 교육을 병행하며 자생적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초기 회혼례 중심에서 다문화 가정과 일반 혼례까지 확대하며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포용적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체험형 관광상품과 연계해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관광객 서태숙(59·서울시) 씨는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며 "군위만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 미래 산업 확장…청소년 주도 '군위 드론 축구'
군위군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드론 축구는 청소년 중심 미래형 스포츠이자 지역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국유사테마파크 내 전용 경기장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단순 체육활동을 넘어 IT·항공기술이 결합된 융합형 스포츠라는 점에서 교육적·산업적 가치가 크다.
지역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동아리와 팀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창단 6개월 만에 전국대회 상위권 성적을 거두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군은 전국 단위 대회 유치와 전문 지도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드론축구를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고 관련 산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황수임 군위군 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은 "드론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미래 산업 인재를 키우는 교육 플랫폼"이라며 "지역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일상 속 문화 확산…참여형 플랫폼 '화본예술공간'

삼국유사배움터 내 조성된 화본예술공간은 지역 예술가와 주민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술, 서각, 공예,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운영돼 주민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어반스케치, 국악공연, 생활예술 프로그램 등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돼 문화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단순 관람이 아닌 체험과 참여 중심 운영을 통해 문화가 생활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역 주민 박택관(68) 씨는 "멀리 나가지 않아도 우리 마을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어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이웃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공동체 분위기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은 향후 참여 예술가와 단체를 확대하고 외부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강화해 지역 문화의 다양성과 창작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 인문으로 잇는 공동체…'삼국유사 인생책방' 확산
군위군의 역사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삼국유사 인생책방’은 독서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인문문화 프로그램이다.
경로당과 마을 공간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전문 이야기 활동가가 주민과 함께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참여형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의 경험과 기억은 기록물로 제작돼 전시로 이어진다. 개인의 이야기가 지역의 문화 자산으로 축적되는 구조를 만든다.
특히 고령층의 문화 참여를 확대하고 세대 간 소통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군은 올해 18개소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군 전역으로 확대해 인문 기반 공동체 회복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군위군의 4대 문화사업은 단순한 개별 사업을 넘어 지역 문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일회성 행사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 참여와 지역 자원 활용,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하는 '문화 생태계형 정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공정한 군위문화관광재단 대표는 "문화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관광·교육·산업과 연계될 경우 지방소멸 대응의 새로운 해법으로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성 군위부군수는 "문화는 군민 모두의 일상 속 권리이자 자산이다"며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문화 환경을 기반으로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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