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자신들의 뿌리가 어디인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뷔 제이홉 지민 정국)은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ARIRANG(아리랑)'의 2회차 공연을 진행했다.
방탄소년단이 오랜만에 완전체로 모여 펼치는 콘서트답게 이날 공연장 주변은 일찌감치 팬들로 북적였고,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4만 4000여 명의 팬들은 일제히 응원봉을 흔들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K팝 왕의 귀환'을 반겼다.
이윽고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Hooligan(훌리건)'을 시작으로 앙코르곡 'In to the Sun(인투 더 선)'까지 총 23개의 무대를 선보여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했다.
세트리스트는 지난달 20일 발매한 다섯 번째 정규앨범 'ARIRANG'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나, '달려라 방탄', 'FAKE LOVE(페이크 러브)', 'Not Today(낫 투데이)', 'MIC Drop(마이크 드롭)', '불타오르네', 'Butter(버터)', 'Dynamite(다이너마이트)', 'DNA(디엔에이)' 등 방탄소년단을 대표하는 히트곡도 적절히 채워 넣어 즐거움을 더했다.
또 현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아직은 제법 쌀쌀한 4월 초의 밤이었지만 추위도 잊은 채 시종일관 우렁찬 환호를 보내 이들의 귀환을 반겼다.

고양종합운동장이라는 거대한 공간을 적극 활용한 360대 무대는 공연에 '보는 맛'을 더했다. 중앙 스테이지와 사방으로 뻗은 돌출 무대를 쉼 없이 오가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공연에 역동성을 부여했고, 화염과 불꽃, 레이저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연출은 이들이 왜 공연 전 "이전과 완전히 다른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여러모로 볼거리가 풍성한 콘서트였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지점은 '한국의 미'였다. 이번 'ARIRANG' 투어의 360도 무대는 경회루를 모티프로 삼아 정자 형태로 구성됐으며, 중앙의 원형 리프트와 사방의 돌출무대는 태극기의 태극과 건곤감리 4괘를 표현한 것이다.
그 의미에 맞춰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현장에서는 국악기 연주가 계속해서 흘러나왔고, 360도 대형 전광판에는 수묵화로 표현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과 민요 '아리랑'의 가사가 반복돼 'ARIRANG'이라는 투어 이름을 되새겼다.
무대에서도 한국 전통의 미를 살린 연출이 꾸준히 등장했다. 'they don't know 'bout us(데이 돈트 노우 바우트 어스)' 무대에서는 전통 탈을 재해석한 이미지가 전광판에 등장했고, 'Merry Go Round(메리 고 라운드)' 무대에서는 승무를, 'NOMAL(노말)' 무대에서는 수묵화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이번 투어의 정체성을 알렸다.

특히 '2.0'이나 'Not Today' 등의 무대에서는 댄서들이 붉은색과 푸른색 의상과 LED봉을 활용해 온전한 태극 문양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고, LED 상모와 리본을 활용해 펼친 강강술래 퍼포먼스는 'Body to Body(보디 투 보디)' 무대는 이날 공연의 백미로 꼽을 만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0일 다섯 번째 정규앨범 'ARIRANG'을 발매하면서 '지난 여정 속에서 느낀 감정과 고민이 짙게 밴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담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들이 느끼는 고민을 전부 알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날 'ARIRANG' 투어에서 보여준 모습은 '자신들의 뿌리에 대한 고민'도 그 안에 포함돼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그룹이자 K팝의 가장 아이코닉한 존재인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뿌리는 '팝'이 아니라 'K'에 있음을 알리고 이에 4만 4000여 팬들이 열렬히 환호하는 순간은 이번 'ARIRANG' 투어로 거둬들일 어떤 수치나 성적보다 더 큰 의미가 있어 보였다.
공연 초반 RM은 "가끔 사진을 찍는 건 좋지만,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순간을 즐겨달라"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ARIRANG' 투어는 매 순간을 두 눈과 기억 속, 그리고 마음속에까지 담아 둘 가치가 있는 공연이다.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ARIRANG' 고양 콘서트는 12일까지 이어지며, 이후 이들은 전 세계 34개 도시에서 85회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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