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광화문 교보문고=오승혁 기자] "몰입의 시간을 지켜주세요. 소중한 독서의 순간이 낯선 대화나 시선으로부터 방해 받지 않도록 배려해주세요." (서울 대형서점 독서공간 에티켓 안내)
6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을 찾았다. 최근 대형서점이 SNS를 통해 젊은이들의 연애를 위한 '헌팅의 명소'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는 서울의 대형 서점에서 '번따'(마음에 드는 상대의 번호를 따는 것)를 하거나 당했다는 후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개구혼 콘셉트의 영상을 올리고 있는 41세 남성은 대형 서점에서 여성들에게 "번호를 줄 수 있냐"고 연달아 물은 뒤 번호를 받는 영상을 올려 1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번따 당할 때까지 기다린다'며 자연스럽게 꾸미고 대형 서점으로 가서 누군가 본인의 번호를 물어볼 때까지 있는다는 한 여성의 영상도 많은 반응을 모았다.
이날 오전 전국적으로 내린 봄비와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대형서점 현장에서 번따를 하는 이들을 마주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여파는 서점 곳곳에 붙은 에티켓 안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서점은 방문객들의 눈높이에 에티켓 안내문을 붙여 '상대방의 소중한 독서 순간'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며 불편한 상황이 있을 경우 직원에게 요청하면 도움을 주겠다고 알리고 있다.
책을 읽고 있는 이들에게 번호를 반복적으로 묻는 행위가 상대방과 다른 손님들에게 불편함을 안겼다는 반증이다. 현장의 직원들은 "실제로 번따로 인한 당혹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적인 인터뷰는 어렵다. 공식 채널을 통해 문의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한 20대 여성 직장인은 "서점 번따가 무슨 미션처럼 퍼져서 자연스럽게 번호를 묻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10명의 번호를 받아오라고 하는 등의 연애 코칭 콘텐츠도 있다"며 "서로 호감만 있다면 번호를 주고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이들이 정서적인 쉼을 위해 오는 서점에서 피곤한 일이 반복되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