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눈물' 닦은 오현규, 이번엔 '홍명보호 9번' 굳힐까 [박순규의 창]
  • 박순규 기자
  • 입력: 2026.03.28 00:00 / 수정: 2026.03.28 00:00
한국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놀라운 발전을 보이며 홍명보호의 9번 적임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득점 후 도움을 준 이강인을 치켜세우는 오현규./더팩트 DB
한국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놀라운 발전을 보이며 홍명보호의 9번 적임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득점 후 도움을 준 이강인을 치켜세우는 오현규./더팩트 DB

[더팩트 | 박순규 기자] 4년 전 카타르의 겨울, 등번호조차 받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던 '27번째 선수'가 있었다. 남몰래 삼켰던 그날의 눈물은 이제 북중미를 향한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되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이제 석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홍명보호가 최종 모의고사에 돌입한다. 28일 코트디부아르, 4월 1일 오스트리아와의 유럽 원정 2연전은 월드컵 8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시험대여서 여러모로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연 '최전방 원톱' 경쟁이다.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의 맞대결을 가정한 이번 스파링에서 홍명보호는 원톱, 투톱 전술을 두루 시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심에는 4년 전 카타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무섭게 성장한 오현규(24·베식타시)가 서 있다.

불과 4년 전, 오현규는 등번호조차 없는 예비 선수로 카타르 월드컵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대표팀에서 가장 날카로운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시로 이적한 직후 공식전 8경기에서 5골 2도움을 몰아치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전반기 헹크(벨기에) 시절을 포함하면 올 시즌 무려 15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튀르키예 베식타시 이적 후 스트라이커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는 오현규의 영국 현진 슈팅 훈련./밀턴 케인스=KFA
튀르키예 베식타시 이적 후 스트라이커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는 오현규의 영국 현진 슈팅 훈련./밀턴 케인스=KFA

주목할 대목은 그의 성장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9월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막판에 무산되는 뼈아픈 좌절을 겪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기량을 갈고닦아 새로운 무대에서 잠재력을 만개시키고 있다. 시련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은 오현규는 이제 당당한 국가대표팀의 주축으로 조명받고 있다.

현재 홍명보호의 공격진 상황은 오현규에게 주전 도약의 멍석을 깔아주고 있다. '대체 불가 캡틴' 손흥민(LAFC)은 올 시즌 9경기 1골 7도움을 기록 중이지만, 최근 한 달 넘게 필드골이 전무한 상태다. 홍 감독의 굳건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득점포 가동이 주춤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다른 경쟁자 조규성(미트윌란)은 무릎 수술 합병증 여파로 아직 소속팀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고 있어, 긴 시간을 소화하기보다는 승부처에 투입되는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현규의 무서운 상승세는 홍명보 감독에게 가장 매력적이고 확실한 카드다. 오현규가 중앙을 든든하게 책임져준다면, 손흥민을 특유의 파괴력이 극대화되는 측면으로 돌려 공격의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전술적 운용도 한층 수월해진다.

크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앞두고 슈팅 훈련을 하고 있는 오현규./밀턴 케인스=KFA
크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앞두고 슈팅 훈련을 하고 있는 오현규./밀턴 케인스=KFA

이제 남은 것은 완벽한 증명뿐이다. 이번 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와의 2연전은 오현규가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등번호 9번을 달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최종 무대다.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아프리카와 유럽 특유의 거친 피지컬과 압박을 상대로도 지금의 득점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또한, 2001년생 동갑내기 에이스 이강인(PSG), 그리고 손흥민과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밀집 수비에 균열을 내는 모습도 증명해야 한다.

"어떤 역할을 맡든 경기장에 들어가는 순간 중압감은 접어두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오현규의 담담한 출사표는 든든하다. 예비 명단의 설움을 딛고 훌쩍 자란 그가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맹활약하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부동의 9번'으로 확고히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그의 발끝을 향하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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