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고병채 기자] 김해룡 전남광주특별시 교육감 예비후보는 전남공천위가 장관호 후보 단독 찬반투표를 추진한다며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공천위는 최종 경선룰 합의가 성립하지 않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17일 민주진보교육감 전남도민공천위원회와 김해룡 예비후보 측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김해룡 후보를 제외한 채 장관호 후보만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의 단일 후보 추천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민주진보 진영 교육감 단일화를 위해 후보 간 협의 과정에서 여론조사 90%, 도민공천위원 10% 반영 방식이 기본 원칙으로 합의됐고, 대리인단 협의를 통해 세부 사항도 상당 부분 조율돼 사실상 최종 서명만 남겨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장관호 후보 측이 여론조사 90% 반영 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 산정 방식을 제기했고, 합의된 토론회 일정도 공천위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절차가 꼬였다는 게 김 후보 측 설명이다. 김 후보 측은 광주 단일 후보가 이미 선출된 상황에서 전남공천위가 뒤늦게 김 후보를 제외한 장 후보 단독 찬반투표를 통보한 것은 사실상 특정 후보 추대와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는 "기존 합의를 무시한 채 납득할 수 없는 중재안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방식은 민주적 절차가 아니다"며 "후보 간 합의를 통해 해결할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최소한의 정치적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후보가 과연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전남과 광주의 미래 교육을 책임질 통합 교육감 후보로서 경쟁력과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이번 논란과 별도로 전남광주 교육통합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도 강조했다. 그는 영어교사로 시작해 교감과 교장, 장학사와 장학관, 교육장 등을 거쳤고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 디지털·AI교육 특별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내세우며 "갈등을 키우는 인물이 아니라 두 지역 교육을 안정적으로 통합할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공천위는 17일 별도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공천위는 "후보 간에 여론조사 90%, 공천위원 투표 10%라는 큰 틀의 합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경선을 진행하려면 여론조사 문항, 유효표 인정 범위, 반영 방식 등 세부 경선룰에 대한 최종 합의서가 필요했지만 끝내 성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천위는 특히 공천위원 참여 가치가 지나치게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후보 간 합의를 존중하며 기다려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보 간 자율 협의만으로는 더 이상 결론에 이르기 어렵고 단일 후보 선출을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중재안을 제시했으며, 장관호 후보는 이를 수용했지만 김해룡 후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토론회 연기 논란에 대해서도 공천위는 "전남·광주 통합 논의가 쟁점화되면서 후보들의 대응과 활동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대리인 간 협의 내용을 반영해 결정된 것"이라며 일방적 취소 주장을 부인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절차에 대해서는 "특정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천위 절차에 따라 단일 후보 확정 여부에 대한 공천위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공천위에 따르면 참가단체 대표 온라인 총회에는 문자투표 발송 대상자 368명 중 282명이 참여했고, 찬성 274명, 반대 8명으로 공천위원 투표 절차 진행 안건이 가결됐다.
다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룰 해석 차원을 넘어 단일화 과정의 정당성과 공정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세부 룰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더라도 큰 틀의 합의와 후보 간 협의 정신이 살아 있었는데도 자신을 배제한 채 장 후보 단독 찬반투표를 강행하는 것은 절차보다 결과를 앞세운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전남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는 후보 단일화 자체보다 그 과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더 커진 모양새다. 교육 통합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출발해야 할 진영 내부 단일화가 오히려 절차 논란과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낳으면서 후유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문승태 전 순천대 부총장은 지난 2월 9일 전남교육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전 부총장은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지만 "당선만을 목적으로 하는 물리적 단일화에 함께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김대중 교육감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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