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승우'] 귀여움과 단단함의 공존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03.02 00:00 / 수정: 2026.03.02 00:00
이열의 호위무사 대추 役으로 열연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큰 도전이 된 작품"
배우 이승우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이승우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새롬 기자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이토록 매력적인 배우가 또 있을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시간의 흐름을 잊게 됐다. 눈을 맞추며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적당한 리액션으로 현장 분위기마저 부드럽게 풀어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보며 가장 먼저 눈길이 간 인물 역시 이승우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된 순간이었다.

배우 이승우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극본 이선, 연출 함영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대추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가 한 사람을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했다. 이승우는 상반된 매력을 자연스럽게 품고 있는 배우라는 것. 장난기 어린 표정과 밝은 웃음으로 인터뷰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내다가도 작품과 캐릭터를 이야기할 때면 눈빛이 단단해지고 말에 무게가 실렸다. 그 간극이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였다.

그래서 인터뷰 내내 이승우라는 사람과 '은애하는 도적님아' 속 대추가 겹쳐 보였다. 밝고 유쾌하지만 단단함이 매력적인 인물. 이 간극을 스스로 조율할 줄 아는 배우가 바로 이승우였다.

이승우가 열연한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쩌다가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 홍은조(남지현 분)와 그를 쫓던 조선의 대군 이열(문상민 분)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백성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다. 총 16부작으로 지난 22일 종영했다.

작품은 1회 시청률 4.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매회 호평을 이어가며 7.6%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KBS 토일극이 연이어 부진을 겪었던 흐름 속에서 이 작품이 남긴 성적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승우는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이열(문상민 분)의 호위무사 대추 역으로 극을 이끌었다. /KBS2
이승우는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이열(문상민 분)의 호위무사 대추 역으로 극을 이끌었다. /KBS2

이승우가 연기한 대추는 이열의 호위무사다. 카리스마와 무게감을 전면에 내세우는 기존 사극 속 호위무사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직설적이지만 밉지 않은 화법으로 극의 숨통을 틔우는 인물이었다. 이승우는 "감독님께서 대추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대군과의 케미를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해 주셨다"며 "궐 안에서 대군이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 집중하며 결을 잡아갔다"고 밝혔다.

특히 문상민과의 브로맨스 케미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열의 말장난에도 여유롭게 맞받아치는 센스가 극의 분위기를 환기한 것. 이승우는 "초반에는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며 "시간이 지나니까 리허설에서 툭 던지기만 해도 서로 잘 받았다.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문상민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문상민의 평상시 말투와 호흡에 많이 집중했어요. 대추는 대군에게 친구 같은 역할인 만큼 대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문상민이라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실제로 그의 아이디어가 대사에 채택된 적도 있다. 대군의 '질문 금지, 대답 금지' 명령에 대추가 무심히 "혼잣말이다"라고 덧붙이는 장면은 이승우의 애드리브였다. 이승우는 "대본리딩 때 준비해 간 애드리브였는데 감사하게도 대사로 써주셨다"고 말했다.

본인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보여준 이승우. 하지만 이번 작품이 데뷔 후 첫 사극 도전이었다. 그는 "주변에서 사극 한다고 하면 다들 고생 좀 하겠다고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며 "그래도 사극을 왜 하는지 알게 됐다"고 얘기했다.

"아무래도 사극은 처음이다 보니 부담은 많이 됐죠. 톤을 잡는 것도 어려웠고 제가 한복이 어울리는지도 잘 몰랐으니까요. 그렇지만 힘들게 고생한 만큼 즐거움과 행복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승우는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큰 도전 같은 작품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새롬 기자
이승우는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큰 도전 같은 작품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새롬 기자

촬영장에 가는 순간부터가 즐거웠다고. 이승우는 "일상생활에서 보기 힘든 장소다 보니 너무 예뻤다"며 "촬영한 뒤 모니터를 봤을 때 엄청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체력적으로 진짜 많이 힘들었는데 모니터 할 때 보니까 땀 흘린 보람이 있더라고요. 제가 여름에 한복을 입은 게 처음이다 보니 땀을 정말 많이 흘렸어요. 그래서 상민이한테 '올여름 참 덥다'고 했는데 상민이가 조용히 와서 '아직이야'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촬영하면서 의지를 정말 많이 했어요."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한복이랑 사극이 내게 어울릴까'라는 고민을 했던 이승우. 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통해 이승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는 호평이 자자하다. 이승우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막상 캐스팅해 보면 잘 어울리는 그런 올라운더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저한테는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큰 도전 같은 작품이었어요. 사극 연기도 처음이었고 어울릴지 안 어울릴지도 몰랐죠. 사극을 하면서 제 발성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걸 알게 됐고 제 행동과 태도도 조금 더 신경 쓰게 된 것 같아요. 현대극 할 때보다는 디테일하게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됐죠. 정말 많은 공부를 하게 된 작품이에요."

그렇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은애하게' 된 것은 무엇일까. 잠시 고민하던 이승우는 "현장의 소중함"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극은 배우도 고생을 많이 하지만 스태프분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한다"며 "한 사람만의 땀으로 만든 작품이 아니다 보니 그런 분들의 노고를 더 '은애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승우의 매력은 이번 인터뷰만으로 다 파악하기에는 너무 무궁무진했다. 상대를 향한 집중, 인물을 향한 책임감, 현장을 향한 존중. 그 기본을 지키는 태도가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은애하는 도적님아' 대추를 만들었고 또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배우 이승우로서의 목표는 5년 뒤에 '로코킹', 10년 뒤에 '멜로킹'이 되는 거예요.(웃음) 인간 이승우로서는 그 수식어를 얻기 위해 더 건강해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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