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김태호 PD에게 '마니또 클럽'은 새로움 그 자체였다. 자극 대신 따뜻함을, 도파민보단 편안함을 택한 선택은 지금의 예능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었다. 이 지점이 김태호가 여전히 '스타 PD'로 불리는 이유다.
김태호 PD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EO 스튜디오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니또 클럽'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김 PD는 "출연자 복이 있던 콘텐츠니까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난 1일 첫 방송한 '마니또 클럽'은 하나를 받으면 둘로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을 콘셉트로 한 언더커버 리얼 버라이어티다.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10분 방송된다.
출연진은 무작위로 마니또 관계를 부여받고 정체를 끝까지 숨긴 상태에서 선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기 출연진에는 제니 덱스 추성훈 노홍철 이수지가 이름을 올렸으며 정해인 고윤정 박명수 홍진경 김도훈이 2기로 활약 중이다.
이름만 들어도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화려한 라인업이지만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회 시청률은 2.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1%대에 머물고 있다. 김 PD는 "시청률이 높은 콘텐츠와는 결이 달라서 엄청난 수치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아쉬운 마음은 있다"고 털어놨다.
"기수별로 촬영 분위기가 모두 달랐어요. 케미에 따라 결과물도 달라졌고요. 그래서 연말연시에 보는 옴니버스 영화 같은 느낌을 생각했어요. 시청률 반등을 꿈꾼다기보다는 기수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로 마무리된다는 점을 눈여겨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제니였다. 팬과 시청자에게 선물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니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마니또 클럽'이 탄생했다. 김 PD는 "도파민이 강한 콘텐츠보다는 편안하게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가자는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초등학교를 조사해 봤는데 요즘 전교 회장 공약이 마니또더라고요.(웃음) 초등학생들도 계속 즐기는 문화라는 점에서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느꼈죠. 또 요즘 지인 생일에 카카오톡으로 선물하는 게 너무 익숙해졌잖아요. 편하긴 하지만 마음 가는 사람에게는 직접 고른 선물을 주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긍정적인 힘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처럼 '착한 예능'을 표방한 '마니또 클럽'이지만 1기에서는 추격전이 강조돼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김 PD는 "첫 번째로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베네핏을 주다 보니 출연진이 뛰기 시작했고 그 순간 장르물로 바뀐 것 같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2기와 3기부터는 시크릿 마니또의 대상을 명확히 설정하며 변화를 줬다"고 강조했다.
"시간대도 주말 밤으로 선정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조정했어요. 일요일 저녁에 보는 프로그램인 만큼 구성도 과하지 않게 조절하고 있죠. 예능적인 재미를 더할 부분은 더하고 친절해야 할 부분은 친절하게 가져가며 완급 조절을 하고 있어요."
다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무한도전'의 일부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 PD의 대표작이 '무한도전'인 만큼 부담은 없을까. 그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가 나올수록 '무한도전'이 얼마나 대단한 프로그램이었는지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때는 예능에서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끝난 이후에는 다른 걸 해보는 게 더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반응과 처음에는 멀어지려고도 했지만 이제는 그걸 씨앗으로 삼아 요즘 흐름에 맞게 각색해 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마니또 클럽'은 '무한도전'과 인연이 없던 작가님들과 함께했는데도 그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정말 대단했던 프로그램이긴 한 것 같아요.(웃음)"
김 PD는 2021년 TEO 스튜디오를 설립해 올해로 5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간 'My name is 가브리엘' '굿데이' '지구마불' 시리즈 '마니또 클럽', 그리고 공개를 앞둔 '크레이지 투어'까지 쉼 없이 예능을 선보였다. 김 PD는 "처음 회사를 만들 때와 지금의 미디어 환경이 많이 다르긴 하다"고 떠올렸다.
"올해는 5주년을 맞는 해니까 이제는 좀 더 새로운 이미지를 확립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래서 직원들하고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그렇기에 김 PD는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더 엄격하게 고민해서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마니또 클럽'이 릴스나 쇼츠처럼 도파민이 강한 콘텐츠에 비하면 호흡이 느릴 수 있어요. 그래도 한 번쯤은 편하게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해요. 2기뿐 아니라 3기까지 출연진 모두 정말 진심이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출연자 복은 있던 콘텐츠니까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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