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민병희 부여군의원(더불어민주당, 가선거구)이 3일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와 관련해 "단순한 찬반 프레임이 아니라 통합 이후 부여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제299회 부여군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최근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통합이 추진될 경우 부여가 어떤 기능과 지위를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여군 인구는 약 5만8000명 수준으로 감소했고 청년들의 교육·일자리, 군민의 의료·문화 생활권은 이미 대전권에 깊게 편입돼 있다"며 "생활권은 통합됐지만 행정 체계만 분절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무런 준비 없이 통합이 이뤄질 경우 부여는 광역 행정의 중심이 아닌 예산과 정책 배분의 변두리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민 의원은 통합 논의 과정에서 부여군이 반드시 요구해야 할 '5대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통합 광역정부 내 부여의 전략적 기능 명문화다. 그는 "부여가 단순 농촌·관광 지역에 머물지 않도록 백제문화권 중심 거점이자 내륙 역사·문화 콘텐츠 산업의 핵심 축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통합 비전과 기본계획에 부여의 역할을 문구로 명시하지 않는 통합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둘째는 광역 교통망 확충을 통한 접근성 보장이다. 부여와 대전, 부여와 서해안을 잇는 광역 교통망 구축 계획을 통합 로드맵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부여가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연결되는 핵심지'가 되지 못하면 통합의 실익은 없다"고 말했다.
셋째는 광역 산업 전략 내 부여 특화 산업 지정이다. 민 의원은 "통합 이후 산업 전략이 대전 연구단지와 서해안 산업단지에 집중될 경우 부여는 소비지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백제문화권을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 산업과 역사·관광·교육이 결합된 지식서비스 산업을 광역 전략 산업으로 공식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넷째는 재정 배분 과정에서 군 단위 지역 보호 장치 마련이다. 그는 "통합 이후 재정이 대도시로 쏠릴 우려가 있다"며 "군 단위 지역 최소 투자 비율 설정과 균형발전 특별재정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섯째는 통합 이후 행정 거버넌스에 부여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민 의원은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부여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발언권과 결정권을 갖는 구조가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부여에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맹목적 반대도, 무조건적 환영도 아닌 ‘조건 없는 통합’만큼은 단호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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