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도지사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특별법, '분권 철학' 보이지 않아"
  • 이수홍, 노경완 기자
  • 입력: 2026.02.02 11:59 / 수정: 2026.02.02 12:53
재정·권한 이양 축소 지적
이재명 대통령 면담 요청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경완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경완 기자

[더팩트ㅣ내포=이수홍·노경완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과 관련해 "지방자치 분권의 본질인 재정과 권한 이양이 대거 축소되거나 변질됐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 지사는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대전시와 충남도가 요구해 온 자치분권의 철학과 의지가 법안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내용으로는 통합을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재정 이양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한 연간 8조 8000억 원 규모의 항구적 재정 지원과 달리 민주당 안은 연 3조 75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가운데 1조 5000억 원은 10년 한시 지원일 뿐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이양은 아예 언급조차 없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대통령이 약속한 65대 35 수준(연 6조 6000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권한 이양과 관련해서도 실질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신속 처리라는 선언적 규정에 그쳤고, 기관 사무 이양이나 개발사업 인허가 의제 처리, 농업진흥구역 해제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실질적 권한 이양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법안 상당수가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돼 있다"며 "우리가 요구한 '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과는 천양지차"라고 지적했다.

특례 조항에 대해서도 "특례 숫자만 늘린 것은 사업 수를 늘린 것에 불과하다"며 "재정과 국가 사무 권한 이양이 명문화되지 않으면 지방분권은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특별시 명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지사는 "공식 명칭에 '충남대전통합특별시'로 '통합'을 넣을 필요가 없고, 약칭을 '대전특별시'로 해 충남이 빠진 것은 인구 규모와 역사성을 고려할 때 도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통합은 국가 백년대계인 만큼 국가 대개조로 이어져야 한다"며 "재정과 권한 이양 없이 시일에 쫓겨 통합이 이뤄지면 분권형 국가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지역별로 통합법이 각각 다르면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통합이 오히려 분열을 촉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이 법안을 발의한 배경에 대해 "그동안 준비도 없고 반대하던 사람들이 한 달 만에 급히 추진하다 보니 중앙정부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법안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한 국세·지방세 비율과 민주당 법안 내용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며 "통합과 자치분권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직접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분권에 반하는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충남도민뿐 아니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지사는 "이 문제는 정파를 떠나 국가 균형 발전과 수도권 일극 체제 완화, 지방자치의 성패가 걸린 사안"이라며 "언론도 충청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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