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해법 '아이'에게서 찾다…봉화군, 교육으로 미래 설계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6.02.01 14:51 / 수정: 2026.02.01 14:51
출산 장려 넘어 생애주기형 교육 생태계 구축
아동친화도시·청소년 바우처·복합도서관으로 '글로컬 교육도시' 실험
봉화군청. /김성권 기자
봉화군청. /김성권 기자

[더팩트ㅣ봉화=김성권 기자]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서 경북 봉화군이 꺼내 든 해법은 '교육'이다.출산 장려나 단기 정착 지원을 넘어,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고 다시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생애 주기형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부터 청소년 바우처, 대규모 복합도서관 건립까지 봉화군의 실험은 이제 선언을 넘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봉화군은 2025년 6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형식적 기준 충족이 아닌, 정책 과정 전반에 아동 참여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표 사례가 아이들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모두의 놀이터'다. '어린이 디자인 캠프'를 통해 제안된 집라인, 암벽놀이, 모래놀이 시설은 실제 공간에 반영됐고, 자연친화적 동선과 조명 연출을 더해 세대가 함께 머무는 휴식 공간으로 완성됐다.

군 관계자는 "아이들이 이용자가 아닌 정책의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이 기존 행정과 가장 다른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봉화군은 올해 1월부터 관내 9~18세 청소년 1615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바우처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군비 100%로 운영되는 보편적 지원 정책이다.

9~12세 연간 12만 원, 13~18세 연간 24만 원을 각각 지원한다.

바우처는 체력단련, 학원, 문화·여가 시설 등 관내 등록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청소년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소비의 지역 내 선순환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선별 지원'이 아닌 보편 모델을 택한 점은, 청소년 정책을 복지가 아닌 권리와 투자로 인식하겠다는 봉화군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봉화의 청소년들은 더 이상 정책의 수혜자에 머물지 않는다. 2026년 5기를 맞는 '신나리원정대'는 청소년들이 직접 봉화를 알리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2025년에는 일본 해외탐방을 통해 지역 브랜딩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했고, 은어·송이 축제 현장에서는 청소년이 직접 만든 굿즈와 홍보 콘텐츠를 선보였다.

행정이 만들어준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얼굴을 스스로 정의해 나가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평가다.

봉화읍 삼계리 일원에는 총 234억 원 규모의 복합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연면적 3000㎡ 규모로, 오는 2029년 개관을 목표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공간은 단순한 도서 대출 시설을 넘어 맞춤형 학습 공간 오픈 스페이스, 문화·교육 프로그램실 등을 갖춘 세대 통합형 교육 거점으로 설계된다.

군은 올해 설계 공모와 투자 심사를 거쳐 오는 2027년 7월 착공, 2028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경숙 봉화군 교육가족과장은 "아이들에게는 항상 최선의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고있다"며 "청소년 바우처와 복합도서관은 봉화군이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아동·청소년 친화도시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봉화군의 선택은 분명하다. 아이 한 명, 청소년 한 사람의 성장을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바라보는 것. 지방소멸의 해법을 '숫자'가 아닌 '사람'에서 찾은 봉화의 실험이, 지방 행정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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