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국외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숨진 경기도의회 사무처 공무원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도의회에 줄을 잇고 있다.
도의회 사무처는 유족의 뜻을 이유로 고인의 부고조차 게시하지 않은 데 이어 근조화환마저 지하로 옮기면서 공무원노동조합과 한때 마찰을 빚었다.
도의회 청사 1층 로비에 28일 오전 8시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각 지역지부 명의로 고인을 추모하는 근조화환 3개가 놓여졌다.
근조화환에는 추모글과 함께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 '도의회 도덕성 사망에 애도를', '근조화환은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 '경기도의회는 공무원 죽음 진상 규명하라' 등의 문구가 적혔다.
도의회 사무처는 '진상 규명' 문구를 의식해서인지, 로비에 있던 이 근조화환들을 지하로 올겼다. 전공노가 즉각 반발하고 나서자 이날 오후 1시쯤 원위치했다.
근조화환은 애초 이틀 전인 26일 오전 10시 30분쯤 도의회 로비에 처음 등장했다.
누군가가 '실무자는 죽어나가고 의원들은 유람가냐. 진상 규명하라'라는 문구와 함께 도의회로 보냈는데, 이 때도 도의회 사무처가 10여 분만에 지하로 옮겼다.
이 사실을 안 전공노가 즉각 항의했고, 지역별로 고인 추모와 함께 진상을 밝히라는 문구를 적어 근조화환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3년 전 서이초 교사 추모 근조화환처럼 200여 개 넘는 근조화환이 도의회를 둘러쌀 것이라고 전공노는 밝혔다.
복수 노동조합인 경기도청공무원노조도 26~28일을 고인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사무처 직원들에게 근조 리본을 전달하기도 했다.
앞서 도의회는 공무원 A씨(30)가 경찰 수사 하루 뒤인 지난 20일 숨진 채 발견됐지만, 유족의 뜻이라며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취지로 고인의 부고도 내부에 게시하지 않았으며, 언론에도 "유족이 고인의 사건 언급을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한다는데 도의회는 왜 숨기려고만 하나. 오히려 공론화해 또 다른 동료의 억울한 죽음을 막고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항의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사무처에서는 유족 입장을 최대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근조화환 문제는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노조와도 원만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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