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일반인 출연 리스크의 반복…"검증 한계"로 끝날 일이 아니다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01.23 07:00 / 수정: 2026.01.23 07:00
음주운전 이력→상간녀 의혹…검증 시스템의 한계
프로그램 시스템 점검 필요한 때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왼쪽)와 SBS 예능프로그램 합숙맞선이 연이어 구설에 올랐다. /넷플릭스, SBS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왼쪽)와 SBS 예능프로그램 '합숙맞선'이 연이어 구설에 올랐다. /넷플릭스, S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사전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인 출연 예능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연애 예능과 관찰형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까지 '날 것의 진정성'을 앞세운 콘텐츠는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반복되는 문제도 존재한다. 출연 이후 불거지는 사생활 논란과 도덕성 논쟁이다. 문제는 논란이 터질 때마다 제작진이 내놓는 해명이 늘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 말이 과연 어디까지 통용될 수 있을까.

최근 방송가는 일반인 출연진의 사생활 리스크로 인해 연이어 찬바람을 맞고 있다.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시즌2(이하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임성근 셰프의 전과, SBS 예능프로그램 '자식방생프로젝트-합숙맞선'(이하 '합숙맞선') 출연자를 둘러싼 상간 논란까지. 프로그램의 장르와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검증 책임이 반복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하며 다시 주목받은 임성근 셰프는 '전과 6범' 사실로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앞서 임성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10년에 걸쳐 세 번 정도 음주운전을 했다"고 고백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내 잘못이며 실수"라며 "가슴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던 과거의 큰 실수를 고백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자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음주운전이 반복됐다는 사실, 술병을 앞에 둔 채 이를 담담하게 이야기한 영상의 연출 방식, 주류 협찬 광고 영상 이력, 고백 하루 전 이미 언론 취재가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최근 동아일보가 임성근의 추가 음주운전 전과를 보도해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임성근은 1999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53%로 면허 취소 기준을 훌쩍 넘긴 수치였다. 더불어 무면허 상태였던 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단 사실, 구금 전력이 뒤늦게 알려지며 후폭풍이 거세졌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임성근 셰프가 음주운전 과거 이력으로 도마에 올랐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임성근 셰프가 음주운전 과거 이력으로 도마에 올랐다. /넷플릭스

이후 임성근은 다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음주운전이 4회이며 1회는 무면허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적발됐다"고 밝혔다. 또한 쌍방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포함해 '전과 6범' 이력을 인정하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임성근이 출연 예정이던 방송가는 직격타를 맞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과 유튜브 콘텐츠 '살롱드립'은 방송분 공개를 취소했고,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과 KBS2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에서는 출연이 무산됐다. 다만 일부 홈쇼핑의 경우 계약상 제품 소진 전까지는 출연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애 예능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합숙맞선' 출연자 중 한 명이 과거 불륜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 한 제보자는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출연자가 제 남편과 불륜 관계였고 이로 인해 이혼 및 상간 소송이 진행됐다"며 "법원이 총 3000만 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근 출연자 중 한 분과 관련해 사회적 논란이 될 만한 과거 이력이 있다는 내용을 인지하게 됐다"며 "해당 출연자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인지한 즉시 긴급 재편집에 착수했으며 시청자 여러분들이 불편함이 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향후 남은 모든 회차에서 해당 출연자의 분량을 전면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의혹을 받는 출연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른 상황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법적 대응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며 "도가 넘은 비난이 지속됨으로 인해 자발적 삭제를 하지 아니할 경우 제 변호인단이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의 입장 표명과 법적 대응 예고가 길어질수록 시청자들은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도 전에 피로감을 계속 느낄 수밖에 없다.

합숙맞선이 상간녀 출연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진이 전면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SBS
'합숙맞선'이 상간녀 출연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진이 "전면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SBS

이 같은 일반인 출연자 리스크는 특정 프로그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연애 리얼리티 장르에서는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주체는 결국 제작진이다.

앞서 넷플릭스 유기환 예능 부문 디렉터는 "일반인 예능 출연자 검증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고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일반 개인의 범죄 사실을 세세히 파악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합숙맞선' 제작진 또한 "출연자를 섭외함에 있어 면접 전 설문조사, 심층 대면 면접을 통해 출연자의 과거 및 현재의 이력에 부정한 결격 사유가 없음을 거듭 확인받았다"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연자 개인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점이 당혹스럽고 참담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완벽한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같은 유형의 논란이 반복되고 그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 때문에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는 해명이 더 이상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불완전함을 전제로 한 기획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논란과 해명 속에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면 이제는 시스템 자체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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