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경북 울릉군의 대표 관광지인 봉래폭포로 이어지는 급경사지 야산이 대규모 개발행위로 훼손되면서, 울릉군의 개발행위 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의 반복된 반대와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군이 민간업자에게 개발행위 허가를 승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행정 판단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더팩트>가 11일 취재한 결과, 울릉군은 울릉읍 도동3리 일명 '주사곡' 일대, 울릉군산림조합 맞은편 부지에 대해 상부 야적장 870㎥, 하부 2,900㎥ 규모의 우량농지 개량사업을 민간업자에게 허가했다. 해당 지역은 봉래폭포 진입로 인근으로, 지형 특성상 급경사지에 해당한다.
문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미 위험 신호가 현실화됐다는 점이다. 공사 도중 절토면 일부가 붕괴되며 수십 톤의 토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산사태가 발생했고, 인근 주민들은 추가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허가 이전부터 지역사회에서는 강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저동(도동3리)발전협의회는 해당 부지가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이라며 개발행위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울릉군에 공식 전달했지만, 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지호 도동3리 이장은 "급경사지에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뤄질 경우 산사태가 발생하면 저동 일대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군에 여러 차례 만류했다"며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군 관계자들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개발행위 과정에서 설치된 시설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최 이장은 "하천을 건너기 위해 설치한 교량이 기존 도로보다 낮아 보이는데도 준공검사가 통과됐다"며 "집중호우 시 하천 범람 가능성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저동발전협의회 측은 교량 상단부에 설치된 구거(인공 수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군이 해당 구거에 대해 세 차례나 사용 허가를 내줬다"며 "형식적으로는 농지개량 절차를 따랐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땅이 농지로 활용될지는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과거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해 저동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주민들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군이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수십 년 전 홍수로 저동마을이 큰 피해를 입은 전례가 있음에도, 이번 허가는 주민 안전을 사실상 외면한 결정"이라며 "행정 편의적 판단이 아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당 부지가 울릉도의 만성적인 주택난 해소를 위해 경북도가 추진 중인 임대형 공공주택 50호 건립 예정지로 거론되면서 개발행위 허가가 향후 용도 변경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경북도가 추진하는 '약정형 매입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은 알고 있지만 현재까지 대상 후보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또 "개발행위는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앞으로 공사주친과정에 현장 안전성 문제와 주민 불편등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농지개량이라는 명분 아래 위험지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의 관리·감독 책임을 명확히 따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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