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경북 안동시 간부 공무원들이 특정 정당의 당원 모집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되면서 지역 사회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선거의 공정성과 행정의 중립성을 정면으로 훼손했다는 비판 속에 행정 책임자인 권기창 안동시장의 침묵을 둘러싼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안동시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특정 정당의 입당원서를 수집·전달하는 등 정당 활동에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안동시 소속 간부 공무원 2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안동시선관위는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정당 가입을 권유하거나 입당원서를 직접 취합·전달하는 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명시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공직선거법과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당 가입 권유 및 선거 관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단순히 참여를 넘어 입당원서 수집과 전달이라는 적극적 행위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행정 조직 내부에서 이러한 행위가 이뤄졌다는 점 자체가 매우 엄중하다"며 "선거 질서 훼손 우려가 커 수사 의뢰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고발 대상이 일선 직원이 아닌 간부급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개인적 일탈을 넘어 조직적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 현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간부들이 연루됐을 경우 하위 직원에 대한 압박이나 묵인 구조가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동시청이 특정 정당의 당원 모집 창구로 전락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새롬 민주당 경북도당 대변인은 "행정 권한을 가진 공무원의 정치 개입은 행정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안"이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직선거법과 지방공무원법을 동시에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은 행정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권기창 안동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권 시장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침묵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권 시장은 이 사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내부 감찰을 즉각 실시해 조직적 개입 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시민 앞에 사실관계를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관위 고발에 따라 경찰과 검찰은 관련자들의 행위 경위와 조직적 개입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당사자 처벌은 물론, 지휘·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공정한 선거 질서와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공직 비위와 구조적 개입 의혹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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