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대구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대구시장 출마와 관련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고 이재명 정권과 방송 4법의 부당성에 대한 비판에 집중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400여 명 청중이 참석했다. 구국대구투쟁본부, TKYC 등 '보수 우파' 회원들이 많았다.
청중들은 강연회 중 "이진숙"을 여러 차례 연호하며 이 전 위원장을 '보수의 여전사'로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주 창원에서 강연할 때는 청중이 60여 명이었는데 오늘은 강연회장 입구에만 100여 명이 환영해 주셨는데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방통위원장 취임 후 이틀 만에 탄핵당한 일, '빵순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에 걸린 이야기, 경찰에 체포된 일, MBC의 편파방송 사례, MBC노조위원장 출신 3명이 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 등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 전 위원장은 PPT를 띄워 놓고 차분한 목소리로 방송 4법 개정 전과 후를 비교 설명하면서 "방송 4법을 통해 좌파가 방송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돼 민노총 방송이 현실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 주제는 '민노총은 자유 대한민국을 어떻게 삼켰나'였지만 MBC노조가 민노총 산하 단체라는 언급만 있었을을 뿐 민노총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나 공격은 없었다.
이 전 위원장은 강연회 후 기자들과의 만남을 피하는 모습이었으나 기자들이 뒤따라가며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묻자 "지금은 헌법재판소에 신청한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에 관한) 가처분·헌법소원만 생각하고 있다"면서 출마에 대한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과 친밀한 한 인사는 "이 전 위원장이 아직 (경찰 조사, 헌법소원 등으로)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얘기할 상황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것은 맞다"면서 "내년 1월쯤 공개적으로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강연회 중 한 청중이 대구의 경제 활성화에 대한 대책을 묻자 "대구에 계신 분들이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지 말고 다른 방식으로 하면 잘 될 것 같다"고 답변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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