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이쯤 되면 2025년 가요계 숨은 승자라고 해도 될 듯하다. 싱어송라이터 한로로가 음원차트에 이어 연말 시상식까지 연달아 출연을 확정하며 부쩍 높아진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한로로는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멜론 뮤직 어워드'와 31일 MBC에서 방송되는 '2025 MBC 가요대제전: 멋'의 출연을 확정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연말 시상식은 인기 K팝 그룹이 라인업 대부분을 차지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인디 뮤지션으로 분류되는 한로로가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한로로가 연말 시상식에 초대된 데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다. 그가 2023년 발매한 EP '이상비행'의 수록곡 '사랑하게 될 거야'는 16일 기준 음악 플랫폼 멜론의 TOP 100 차트에서 1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5년 발매한 EP '자몽살구클럽'의 '0+0'도 같은 차트에서 49위를 기록 중이다.
수십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자랑하는 인기 K팝 그룹도 멜론 TOP 100에 진입조차 하기 어려운 것을 고려하면 한로로의 성적은 더욱 대단해 보일 수밖에 없다.
사실 한로로의 인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돼 있었다. 실제 한로로는 2022년 데뷔 싱글 '입춘' 발매 당시부터 리스너들 사이에서 특유의 멜로디 감각과 매력적인 보컬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그해 '올해의 헬로루키' 결선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특히 첫 EP '이상비행'을 발매하고 본격적으로 콘서트와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한로로는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고 지난해 5월 두 번째 EP '집'을 발매한 이후부터는 '대로로'라고 불리며 인디계 슈퍼스타로 대접받았다.
그리고 올해 8월 발매한 세 번째 EP '자몽살구클럽'은 한로로가 '메이저 뮤지션'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해당 EP는 발매 직후 자체 커리어하이를 경신했고 EP와 함께 발매된 동명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또 한로로의 과거 발표곡들도 재조명을 받으며 그의 음악은 더 이상 일부 마니아 픽이 아닌 메이저 픽으로 자리잡았다.

한로로가 이처럼 3년 만에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음악과 스타성이다. 한국음악연대 윤동환 본부장은 "한로로는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라는 특징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나 스타성이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빠르게 팬덤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인디 뮤지션으로 시작했지만 팬덤이 쌓이는 속도나 과정은 K팝 그룹에 더 가까워 보인다. 쉽게 말해 한로로는 인디 뮤지션의 장점과 K팝 그룹의 장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로로의 이런 인기는 인디 레이블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한로로를 시작으로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다른 인디 아티스트에 관심을 갖는 음악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윤동환 본부장은 "실제로 한로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관심이 집중된 시기가 있었다"며 "관심이 늘었다는 건 더 많은 사람에게 음악을 알릴 기회가 커졌다는 뜻이니 당연히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로로의 인기와 성공은 본인의 노력이 뒤따랐기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최근 밴드 음악에 높아진 관심이나 J팝의 인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한로로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맞다. 하지만 한로로는 본격적으로 페스티벌에 출연하기 시작한 2023년부터 팝, 록, 힙합, J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무대에 오르고 있다"며 "많은 무대에 오르고 장르의 벽을 넘어 다양한 취향의 리스너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준 노력이 뒤따랐기에 지금의 성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성공 사례가 그렇듯 운이나 상황이 좋은 점도 있었겠지만 결국 가진 능력과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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