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부천=김동선 기자] 조용익 경기 부천시장은 최근 대한항공과 SK 등 대기업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부쩍 늘었다. 부천시는 이달 중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대한항공, DN솔루션즈 등 국내 주요 기업과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총투자 규모는 약 2조 6000만 원, 계약 부지 면적은 13만㎡(약 3.9만 평) 규모다. 대장산단은 2029년 준공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에너지·반도체 연구단지에서는 10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대장산단에서 도심항공교통(UAM)과 인공지능(AI) 기술, 무인기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조종사를 연간 2만 명 이상 교육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운항훈련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DN솔루션즈은 700여 명이 근무하는 AI·로봇·자동화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부천시는 선도 기업 입주를 계기로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우수 일자리를 늘려 인재 유입과 생활 인프라 강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이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자족도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한 조용익 시장은 최근 부천역 일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BJ와 유튜버들의 막장 영상물 촬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민·경찰과 함께 일대 정화 활동에 나섰다. 이를 통해 이들의 일탈 행위가 상당히 줄어 들었다. 부천시에 따르면 이들 관련 경찰 112신고 건수는 지난 8월 둘째 주 141건에서 10월 말 기준 37건으로 약 74%가 감소했다. 국민신문고 등 민원 접수 건수도 9월 40건에서 10월 7건으로 약 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더팩트>를 만난 조용익 부천시장과는 자연스럽게 부천역 막장 BJ, 유튜버 얘기부터 시작했다.
-막장 유튜버들에 대해 상당히 단호하게 조치하고 있다
하면 안 될 일들을 벌이고 있다. 부천역은 부천의 관문이다. 북부역, 남부역 모두 부천의 상징적 장소다. 부천역을 통해 부천이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천시가 오랜 시간과 상당한 공을 들여 오늘의 부천역을 만들었다. 이를 일부 몰염치한 자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데 분노한다. 특히 '문화도시 부천'을 흉 보이는 못된 짓이다. 시민 활동가 여러분과 경찰, 행정이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정부와 국회, 경기도에도 정책적·법률적 해결을 요구했다. 반드시 이들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정치 활동을 시작한 지 꽤 됐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무엇인지
2005년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권유로 계기다. 어수선한 정국에 시작해서인지 뜻한 바 이루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당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면 부천 발전에 상당히 기여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지금 경기 성남시 판교에 게임·정보통신(IT) 기업체들이 입주해 있는데 2000년대 초에 제가 이들 산업 관련 연구를 했다. 전문가들도 많이 만나서 조언도 들었고. 지나간 얘기지만 만일 그때 국회의원이 됐다면 이들 기업을 부천에 유치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얘기 나온 김에 부천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공업도시'로 출발한 부천은 '베드타운'을 거쳐 원혜영 전 시장 이래 '문화도시'로 성장해 왔다. 전국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정체 시기다. 2030년대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 번 더 점프하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변화를 일으켜야 할 시대적 사명에 놓여 있는 거다. 이제는 교육과 과학 중심 도시로 전환돼야 한다. 그래서 특히 부천과학고등학교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과학중심 도시로의 전환 방법은 무엇인가
부천은 미국 보스턴, 일본 가와사키처럼 기본을 갖춘 도시다. 행정과 시민, 그리고 기업들의 역량을 모아 보스턴, 가와사키처럼 교육-연구개발-첨단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부천과학고에서 인재를 성장시키고, 관내에 있는 4개 대학교와 긴밀하게 협력해서 산업 현장과 연결하는 동시에 아이부터 평생교육까지 잘하는 교육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부천대장도시첨단산업단지를 산업 생태계로 조성해서 발전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다.
-원도심-신도심 격차는 어떻게 해소하나
도시 종합 발전을 위해 당연히 도시 균형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원도심 문제는 간단치 않다. 성남이나 안양, 군포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철도 노선 연결이 핵심 과제다. 2031년까지 GTX-B, 대장-홍대선, GTX-D가 하나하나 완공되고, 경인선과 서해선을 잇는 핵심 환승 거점인 소사역에 KTX-이음이 정차하게 되면 원미 구도심과 소사고, 오정구까지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거다. 경인고속도로와 외곽순화도로 지하화와 제2경인선도 중동 1기 신도시 재건축과 맞물려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아무튼 이때까지 도시를 어떻게 설계를 해나갈 것이냐, 5년 후의 부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지금의 제가 안고 있는 과제다.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제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게 경제와 공간 복지다. 이재명 대통령 말씀과 키워드가 같다. '회복과 성장'이다. 경제 성장을 해서 세수를 확보하는 게 첫 번째다. 부천이 수원과 경기도 재정자립도 1~2위를 다투던 시절로의 경제 회복이 필요하다. 그리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조밀한 원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유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주거지 가까이에서 녹지와 도서관을 누릴 수 있는 생활 편의성을 갖춰야 한다. 공간도 시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복지다. 중동·상동에는 큰 공원도 있고 시민의 강도 있어서 이분들이 느끼는 공간 감각과 원도심 분들이 느끼는 공간 감각은 다르다.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좀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무엇인가
재건축하면서 공간을 넓힌다. 쌈지공원도 만들고, 흩어져 있는 공원들을 묶어서 큰 공원으로 만든다. 1000세대 넘는 데는 지금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소사·원미 지역은 미니뉴타운과 역세권 사업을 진행한다. 또한 단독으로 사업하기 어려운 50~100세대 규모의 소규모 주택지역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수행한다. 이들 사업에서 종상향을 통해 층수를 최대한 올려주면 공유 공간이 확보된다. 그러면 여기에 수영장, 도서관, 공원을 만들고 도로도 확장할 수 있다. 이렇게 정비를 진행한다.
-탁자 위에 대한항공 비행기 모델이 눈길을 끈다
대장첨단산단에 대한항공을 유치했다. 대한항공은 김포공항과 연계해서 자사 기업들을 위한 항공모빌리티 등 R&D 시설을 대장에 입주하기로 했다. 또한 SK하이닉스가 들어온다. 부천이 반도체 발상지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도시 발전 계기가 될 것이다. 이들을 통해서 생산과 주거가 결합하는 미래형 첨단 산업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지겠다.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조용하지만 내공이 깊다'는 평을 듣는 조용익 제23대 부천시장은 1966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했다. 순천에서 초중고를 나와 성균관대학교 법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군검찰관(중위)으로 복무한 뒤 1995년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앞에 변호사무소를 개업했다. 2005년 정계에 입문하고, 국회의원 등 선거에 출마했지만 초기 정치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22년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 경선에서 최종 승리한 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처음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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