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인터뷰] 이시하 KOMCA 회장 후보 "AI 시대 진정성 담은 개혁"
  • 강일홍 기자
  • 입력: 2025.12.06 09:19 / 수정: 2025.12.06 09:19
'새로운 물결' 선언, "협회가 바뀌면 현실이 됩니다"
12월 16일 25대 회장 및 22대 임원 선거서 판가름
Don’t Cry를 만든 싱어송라이터이자 현직 KOMCA 이사인 그는, 기존 협회 운영 방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시하선거운동본부
'Don’t Cry'를 만든 싱어송라이터이자 현직 KOMCA 이사인 그는, 기존 협회 운영 방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시하선거운동본부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저작권 5,000억 원 시대'가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한국 음악 생태계의 향방을 가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음저협) 새 수장이 곧 결정된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제25대 회장 및 22대 임원 선거는 단순한 협회 내부 인사 교체를 넘어, 한국 음악산업 전반의 미래 구도와 직결된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단 하나다. 협회 안팎에서 오랫동안 제기돼온 불투명한 운영 구조, 반복된 비리 의혹, 그리고 이미 도래한 AI 시대의 새로운 저작권 질서라는 '삼중 과제를 누가 해결할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음악 산업의 지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하 후보는 'Don’t Cry'를 만든 싱어송라이터이자 현직 KOMCA 이사로, 기존 협회 운영 방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개혁의 상징으로 급부상했다.

맞상대인 김형석 후보 역시 대중적 인지도와 경력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인물로 꼽힌다. 김 후보가 주변의 권유를 받아 출마를 결정했다면, 이 후보는 1년 전부터 협회 내부와 대외 환경을 촘촘히 분석하며 출마를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두 후보 모두 저작권료 규모 확대와 회원 복지 체계 강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해법의 결은 완전히 다르다.

김형석 후보가 ▲해외 징수액 1000억 원 시대를 향한 징수·분배 구조 개선, ▲별도 복지재단 설립, ▲의사결정 구조 투명화 등 비교적 점진적이고 안정적 개편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이시하 후보는 ▲저작권료 ‘2배 시대’ 선언 ▲약 900억 원 규모로 알려진 미분배금 회수 ▲회장 재산·저작권료·업무추진비 전면 공개 ▲AI 보상 연금제 도입 ▲65세 이상 회원 연금 100만 원 보장 등, 기존 협회의 운영 문법을 송두리째 바꾸겠다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내걸었다.

선거가 열흘 남짓 남은 지금,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는 어느 후보가 협회의 고질적 구조 문제와 이해관계의 벽을 실제로 뚫어낼 수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000억 시대를 연 KOMCA 전임자들의 기존 실적을 토대로 안정적 진화, 점진적 변화를 제시하는 김형석 후보와 달리,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며 실천 의지를 드러낸 이시하 후보가 과연 실질적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준비된 개혁'을 앞세워 스스로 다크호스(dark horse)를 자처한 이시하 후보를 직접 만나 그의 소신과 비전을 들어봤다.

이시하 후보는 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내부에서 개혁을 촉구해도 상당수 의견이 묵살되는 비민주적 소통 현실을 보며, 이 구조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절박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시하선거운동본부
이시하 후보는 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내부에서 개혁을 촉구해도 상당수 의견이 묵살되는 비민주적 소통 현실을 보며, '이 구조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절박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시하선거운동본부

-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4년간 현직 이사로 활동하면서 회원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협회의 구조적 병폐와 고위직 비리 의혹,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내부에서 개혁을 촉구해도 상당수 의견이 묵살되는 비민주적 소통 현실을 보며, '이 구조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절박함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외곽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 직접 나설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본인을 '개혁 후보'로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어디에 소속된 적도,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얽힌 적도 없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중국 저작권료 중간 착취와 넷플릭스 등 OTT '0원 징수' 실태를 폭로하고 공론화한 것도, 내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사로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협회의 잘못된 관행 자체를 바꾸는, 실질적 개혁을 이끌 실행력을 갖춘 후보입니다."

-첫 번째 핵심 공약인 '투명성 강화'는 기존 공약들과 무엇이 다른가.

"많은 후보가 투명성을 말하지만, 저는 구체적 공개 범위와 시점을 명문화했습니다. 회장이 되면 제 재산, 저작권료, 업무추진비를 즉시 공개하고, 이사회 영상도 실시간으로 공개하겠습니다. 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중간평가제를 도입해 회원이 필요하면 회장을 바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말이 아니라 제도입니다. 윤명선 전 회장 이후 12년간 이어져온 기득권 카르텔을 청산해야 진정한 투명성을 말할 수 있습니다."

-회원 중심 협회가 왜 필요한지 설명해달라.

"협회는 행정조직이 아니라 창작자의 삶을 지탱하는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회원 1.7%가 전체 복지 예산의 66%를 가져가는 불균형 구조입니다. 저는 총회장에 O/X 리모콘을 도입해 눈치 보지 않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하고, 민원톡을 통해 회원 요청을 직접 처리하겠습니다. 협회는 '음악작가의 집'이 돼야 합니다."

-공약 중 가장 주목받는 '저작권료 2배' 목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제가 말하는 저작권료 2배의 의미는 총 징수금액의 많고 적고가 아닙니다. 전체 저작권료 증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분배금액이 왜곡되지 않고 제대로 집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구조의 정상화입니다. OTT 미지급금, 유튜브 레트로 콘텐츠 미분배금, 해외 지역 징수 공백 등 이미 존재하는 수익을 회수하기만 해도 효과는 큽니다. 스트리밍 단가 1.5배 상향, 플랫폼 앨범 저작권료 징수 체계 마련 등 구체적 실행안을 이미 마련했습니다."

-미분배금 900억 원 회수,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유튜브와 방송, 노래방 등 일부 금액이 미분배금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를 회수하고 분배하는데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첫째, 데이터 검증 체계를 AI 기반으로 재구축하고, 둘째, 분배 기준을 국제 표준과 동일하게 정렬하겠습니다. 셋째, 해외 출판사와의 정산 구조를 투명하게 재편해 음악 작가가 받아야 할 몫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국감에서 문제를 명확히 했기 때문에, 제 임기 안에 처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AI 시대 공약이 매우 구체적인데 왜 'AI 연금제'인지 설명해달라.

"AI가 창작물을 학습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음악 AI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 데이터는 작가의 창작물입니다. 독일 GEMA 사례처럼 AI 기업 매출 일부를 작가에게 보상하는 구조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됐습니다. 저는 AI 보상금을 단발성이 아니라 연금 형태로 돌려, 창작자의 미래 소득을 보장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AI 회사가 돈을 벌 때마다 0.5%로 받아 회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분배금 수익이 돌아가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시하 후보는 비위 없는 협회, 저작권료 실질적인 분배금 2배 시대, 그리고 회원이 주인이 되는 KOMCA를 만드는 데 제 모든 시간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시하선거운동본부
이시하 후보는 "비위 없는 협회, 저작권료 실질적인 분배금 2배 시대, 그리고 회원이 주인이 되는 KOMCA를 만드는 데 제 모든 시간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시하선거운동본부

-협회장에 오른다면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숨기는 문화'를 없애는 것입니다. 회장 권한과 특권을 줄이고, 협회가 아닌 회원 중심으로 방향을 돌리겠습니다. 구조가 바뀌면 정책은 자연스럽게 작가에게 향하게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총 징수액 증가에 매몰돼 그늘 지는 곳을 가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창작자들은 전체 징수액은 느는데 오히려 저작권료가 줄어드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감사규정 강화, 그리고 CFO(회계전문가) CTO(IT전문가) 등 전문가 집단을 영입해 실무적으로 조직의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음악 작가들이 이 공약을 믿어도 되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저는 이미 실천으로 증명했습니다. 국감 증인으로 나가 실태를 폭로했고, 그 결과 정부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저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해왔습니다. 담대한 공약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실행력입니다."

-회장 후보로서 회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저는 후보로 나선 이후 비방이나 인신공격을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상대방 흠집을 내는 그런 행위는 하지 않겠습니다. 정정당당히 실천할 수 있는 공약만으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협회가 바뀌면 우리의 삶도 바뀝니다. 저는 유명세가 아니라 실행력으로 승부하겠습니다. 비위 없는 협회, 저작권료 실질적인 분배금 2배 시대, 그리고 회원이 주인이 되는 KOMCA를 만드는 데 제 모든 시간을 쓰겠습니다. 저를 회장이 아니라, 여러분의 비서이자 일꾼으로 사용해 주십시오."

ee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