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경주=박진홍 기자] 경북 경주 출신으로 토흔(土痕) 예술로 유명한 이종능(67) 도예가의 40년 회고전이 오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MUNDUS(UNIVERSE)-빛은 동방에서'로, 인생에서 가장 근원적 주제를 향한 귀환을 의미한다.
'MUNDUS'는 라틴어로 '세상', '우주'를 뜻하며 '빛은 동방에서(The Dream from the East)'는 인류를 향한 동양의 정신과 생명성을 상징한다.
대표작 'Aurora et Marte', 'Anthulias Primordii' 등은 토흔(흙의 흔적)의 철학 즉 자연, 시간, 인간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결정체다.
그는 "흙과 불은 서로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면서 "흙은 연민이고, 불은 열정이며, 흙과 불은 곧 사람의 이야기"라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설명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빈 그릇을 빚어 왔다"며 "도자(陶瓷)는 단순한 공예가 아니라 존재의 철학 그리고 '비움과 채움'을 동시에 품은 인간의 우주"라고 덧붙였다.
이종능 도예가가 창시한 '토흔(土痕)'은 흙의 표면에 남은 생명의 숨결과 불의 흔적을 쫒아 우주의 그림자를 잡으려는 시도로, 엄청난 인내가 필요한 창작법이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뉴욕과 워싱턴, 런던, 도쿄, 오사카, 두바이, 아부다비, 러시아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초대전을 개최하며 한국 도자미의 현대적 정수를 알려왔다.
작품 세계는 '자연과 인간의 숨결을 흙으로 빚어 가슴불로 숙성시킨 우주 철학', '토흔은 미학의 경계를 넘어 철학적 언어를 교감하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능 작가는 "인간은 끝없는 영겁 속에서, 항상 미지 세계를 향한 꿈을 꾸어 왔다"며 "빈그릇은 흙이 인간이 되고, 인간이 다시 흙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의 버뮤다 같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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