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대처는 세월호와 달랐다"...신안 여객선 좌초와 '세월호 참사' 차이
  • 오승혁 기자
  • 입력: 2025.11.20 12:34 / 수정: 2025.11.20 12:42
19일 오후 8시 17분경 전남 신안군 해상 대형 여객선 좌초
협수로에서 항해 담당자 실수로 사고 발생...267명 전원 구조 Q&A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 해상에서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된 지 3시간여 만에 전원 구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포해양경찰서
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 해상에서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된 지 3시간여 만에 전원 구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포해양경찰서

[더팩트|오승혁 기자]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 해상에서 19일 오후 승객과 승무원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된 지 3시간여 만에 전원 구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캄캄한 밤에 대형 여객선의 좌초 소식에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가슴을 졸였던 시민들은 이어진 전원 구조 속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14년 4월 15일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이 전남 진도군 관매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해 승객 중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 때와 달리 탑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번 사고는 왜 발생했고, 세월호 참사와 어떤 점이 달라 구조에 성공했는지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해본다.

Q. 사고가 발생한 직접적 원인은 무엇인가?

A. 20일 목포 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17분경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에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안 여객선 항로 여러 개가 복잡하게 얽힌 협수로인 해당 해역에서 통상적으로 산박은 자동항법장치에 의존해 운항하지 않는다. 그러나 퀸제누비아2호는 협수로에서 자동운항 상태로 움직이다가 적절한 시점에 방향 전환을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인근 무인도인 족도 방향으로 선체가 그대로 돌진하면서 선체 절반 가량이 섬에 올라서는 좌초 사고가 발행했다.

Q. 협수로, 세심한 주의가 없으면 좌초나 충돌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수로를 뜻하는 말인데 이런 구간에서 왜 안전운항을 유지했는지?

A. 좌초한 여객선 항해 책임자가 사고 당시 휴대전화를 보며 부주의한 행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이 이날 주요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해당 선박의 항해 책임자가 수동 운항이 필수적인 협수로 구간에서 휴대전화를 보기 위해 자동 운항을 유지했고, 이것이 좌초 사고의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해경은 관련자들을 형사 처분해 사고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Q. 기상·외부요인은 어떤 상태였나? 좌초 당시 피해를 입은 승객들은 어느 정도인가?

A.사고 당시 파도의 높이는 약 0.5 m 수준으로 잔잔한 수준이었고, 음주 여부 조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는 발표가 있다.

해경과 소방 당국에 의하면 여객선 좌초 당시의 충격으로 승객 중 27명이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Q. 세월호 참사와 이번 사고의 차이는?

A.세월호 참사에서는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고, 여객 탈출 및 대응 체계가 안타까운 사고를 키웠다. 반면 이번 신안 여객선 사고는 탑승 전원(267명)이 구조됐고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 참사에서는 과적, 복원성 부족, 안전관리 미흡 등이 복합적인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신안 사고에서는 현재까지 조사 중이지만 운항 책임자의 과실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구조·탈출 지연이나 선원 책임 회피 등의 대형 재난 상황과는 성격이 다르다.

Q. 구조 및 대응 방식에도 차이가 있나?

A.신안 사고는 사고 직후 구조당국이 경비함정·구조정·항공기 등을 동원해 비교적 신속히 대응했고, 승객 모두 안전하게 이송됐다. 세월호에서는 긴급탈출 지시, 승무원 안내, 퇴선 및 구조 과정에서 다수의 문제가 제기됐다.

사고 직후 해경이 경비함정 17척,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고 알려졌다. 좌초 상태였고, 침몰이 아닌 섬에 걸쳐서 걸린 형태로 잔존 선체가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

사고 22분 뒤에 경비정이 현장에 도착했고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우선 이송하고, 임신부나 취약계층을 먼저 조치하는 등의 우선순위 대응을 펼쳤다. 선내 안내 방송을 통해 노약자와 어린이의 우선 대피를 유도했다.

이에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차분하게 탈출했다. 승무원들도 구조 완료까지 배에 남아 사고를 수습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과 선원이 먼저 탈출했던 2014년 세월호 참사와 대조적인 모습으로,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대응이 인명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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