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재욱, 더 깊어진 연기…첫 1인 2역도 성공적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11.15 10:00 / 수정: 2025.11.15 10:00
극 중 일란성 쌍둥이 백도하·백도영 役
특유의 완급 조절로 섬세한 내면 연기 완성
배우 이재욱이 KBS2 토일드라마 마지막 썸머에서 섬세한 1인 2역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배우 이재욱이 KBS2 토일드라마 '마지막 썸머'에서 섬세한 1인 2역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이재욱이 아닌 '마지막 썸머'를 떠올릴 수나 있을까. 첫 1인 2역에 나선 그는 같은 얼굴을 한 두 인물의 서사를 세밀하게 쌓아 올리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초반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고 있는 그의 연기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이재욱은 지난 1일 첫 방송한 KBS2 토일드라마 '마지막 썸머'(극본 전유리, 연출 민연홍)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어릴 적부터 친구인 남녀가 판도라의 상자 속에 숨겨둔 첫사랑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4회까지 방영됐다.

이재욱은 극 중 일란성 쌍둥이 형제 백도하, 백도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두 형제는 외모뿐 아니라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심성까지 닮았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게 된다. 도하는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고 도영은 아버지와 한국에 남는다.

도영은 아버지가 친구와 함께 지은 땅콩집에서 자라며 옆집 친구 송하경(최성은 분)과 어린 시절을 함께한다. 매년 여름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도하까지 합류해 셋은 특별한 추억을 쌓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도영은 하경의 마음이 도하에게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우정을 지키기 위한 자신만의 선택을 하게 된다.

성인이 된 현재 하경의 감정은 도하의 등장만으로도 복잡하게 흔들린다. 2년 만에 파탄면으로 돌아온 도하는 하경이 팔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땅콩집의 명의자로 나타나 그녀의 계획을 뒤흔든다.

이재욱은 마지막 썸머에서 일란성 쌍둥이 백도하, 백도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KBS
이재욱은 '마지막 썸머'에서 일란성 쌍둥이 백도하, 백도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KBS

하경은 그를 밀어내려 하지만 도하는 이유를 숨긴 채 계속 곁에 있으려 한다. 특히 "너는 여름 동안 나를 미워해. 나는 너 좋아할게"라는 도하의 진심 어린 고백은 두 사람의 감정을 다시 한번 뒤흔든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같은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하경은 여름날의 기억 때문에 마음이 복잡해지고 상자 속에 담아 묻어뒀던 기억을 다시 꺼내며 괴로워한다. 도하는 그런 하경을 곁에서 묵묵히 바라보고 마지막 카드까지 꺼내 들며 그녀의 옆에 남으려 한다.

이처럼 애틋하면서도 설레는 서사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지점은 단연 이재욱의 1인 2역 연기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는 그는 단순히 말투나 스타일링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의 감정 온도와 에너지까지 확실하게 구분하며 완급 조절을 선보이고 있다.

도하와 도영은 전혀 다른 온도를 지닌 인물이다. 차분하고 다정한 성격의 도영, 즉흥적이고 활동적인 도하. 이재욱은 이 차이를 섬세한 조절로 드러내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송하경과 마주한 장면에서 그의 연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티격태격하는 대사 호흡은 말맛이 살아 있어 경쾌하지만 하경을 바라보는 도하의 애틋함이 눈빛과 표정 사이로 스며든다. 하경이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엉망이 돼"라고 쏟아내는 순간 도하는 복잡한 내면을 단 한 번의 표정 변화로 표현해내며 장면의 감정 밀도를 끌어올린다.

이재욱이 출연하는 마지막 썸머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KBS
이재욱이 출연하는 '마지막 썸머'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KBS

특히 고백 장면에서는 절제된 감정 표현이 돋보인다. "여름 동안 너는 나를 미워해. 나는 너를 좋아할 거니까" "이제는 안 가. 이번에는 안 꺼져줄 거야" 등 자칫 가볍게 소비될 수 있는 대사이지만 이재욱은 이를 담담한 톤과 여백 있는 호흡으로 소화해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목소리의 깊이, 시선 처리, 대사 사이의 짧은 호흡이 감정선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든다.

반면 도영은 다정하고 따뜻한 인물이다. 도하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지닌 캐릭터로 이재욱은 스타일링뿐 아니라 표정과 목소리 톤의 차이를 통해 실제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초반 도하의 서사를 충분히 세심하게 쌓아온 덕분에 도영이 등장하는 순간 두 인물의 대비가 더욱 강하게 와닿는다.

앞서 이재욱은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이라 부담이 있었다. 두 인물 간 차별점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 명은 즉흥적인 면모나 활동적인 손짓을 했다면 다른 한쪽은 차분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의 고민은 고스란히 작품 속 연기로 드러나고 있다. 같은 얼굴이지만 전혀 다른 온도를 지닌 두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는 것. 본격적으로 도하와 하경의 동거 생활이 시작된 가운데 이재욱이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마지막 썸머'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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