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명동=이상빈 기자] 시위대는 없었지만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언제 또 '반중 집회'가 벌어질지 몰라 주중대사관 근처는 경찰 경비가 삼엄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명동과 잠실 등 서울 주요 관광지 내 최근 반중(反中) 집회가 증가했다고 밝히며 한국관광공사의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민 의원은 명동에서 열린 집회의 약 30%가 혐오 성격을 띠고 있으며, 지난해 4건에서 올해 56건으로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중국인이 명동에 몰리자, 반중 정서를 품은 일부 보수 단체가 이곳 일대를 누비며 이들을 향한 혐오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의 집회는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출발해 명동역 주변을 따라 행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과연 현재 명동 상황은 실제로 어떨까. <더펙트>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았다. 이날 서울경찰청에 공식적으로 신고된 집회는 없었기에 일대는 소란스럽지 않았다. 여느 때처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중국어 간판과 안내문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고, 중국어를 쓰는 점원이 문앞에서 호객 행위에 나섰다. 집회가 있는 날이면 경찰이 출동하면서 충돌과 혼선이 빚어지지만 이날만큼은 조용했다.
거대한 외벽이 돋보이는 주한 중국대사관에 다다르자, 주요 거점마다 배치된 경찰 경력이 보였다. 집회가 없었음에도 근처에 환전소가 있어 중국인들의 출입이 잦은 탓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현장 경비가 한창이었다.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긴장감은 여전했다.
명동거리 입구에서 만난 한 상인은 "며칠 전에도 밤에 집회하는 사람들이 왔었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은 오는 것 같다"며 "100명도 넘게 와서는 마이크를 쓰고 몰려 다니고 시끄럽게 하니까 사람들도 비켜간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pkd@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