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흥해읍 한동대 일원에 조성 중인 기업혁신파크 공사 현장./ 박진홍 기자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경북 포항에서 기업 유치를 위해 진행 중인 공공개발사업들이 아파트 건설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가뜩이나 공급 과잉인 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하락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향후 시민들의 재산 손실에다 폭등하는 수도권 아파트 값과 비교해 극심한 상대적 박탈감이 우려된다.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혁신기업파크는 2년 전 시가 이차전지 중심 산학연융합단지 조성을 위해 국토교통부 선도 사업에 공모, 선정됐다.

한동대와 에코프로, 포스코 퓨처엠 등 7개 기업이 참여한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흥해읍 한동대 일원에 국도비를 지원받아 각종 인프라와 시설을 2030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부지 54만여㎡(16만 5000여 평)에 추가로 10만 2000㎡(3만여 평)을 확장, 아파트 5400여 세대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흥해읍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의 융합기술산업 신도시 펜타시티 역시 대규모 공동주택 신규 건설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기존 145만㎡ 부지에다 추가로 255만㎡(77만여 평) 확장을 승인받은 후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포항시가 현재 아파트 공급 과잉과 미분양 누적, 인구 감소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공공사업에 의한 대량 공급까지 이어질 경우 그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데 있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항의 연간 적정 신규 아파트 공급 세대수는 2500세대 수준이다.

하지만 2023년 3400여 세대, 2024년에는 펜타시티와 초곡 포항역 등지에 무려 1만 1000여 세대가 공급됐고, 올해도 4200여 세대가 공급 중이다.

이처럼 과잉 공급 때문에 최근 2년간 포항 전역 아파트 매매가는 대부분 수천만 원씩 하락했다.

양덕군 등의 S·P·E 아파트뿐만 아니라 기존 도심 창포·우현·용흥·학잠동 아파트, 오천읍 S 아파트·장성동 D 아파트·지곡동 L 아파트 할 것 없이 평수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최고 1억 원까지 가격이 급락했다.

창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2018년 초곡지구와 창포동 등지에 대량 공급된 8000여 세대에 대한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공공사업들의 아파트 대량 공급은 포항 주택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항 기업혁심파크 조감도./포항시

최근 3년간 지역 미분양 아파트 수가 3000세대 안팎인 점도 큰 악재다.

건설사들은 임대 등의 방법으로 미분양 아파트 수를 줄이고 있어 실제 미분양 물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포항 주민 수도 5년 전 50만 2916명에서 현재 1만 3천여 명이 감소했다.

청년층 비율은 지난 5년 동안 전체 인구 가운데 2% 넘게 감소한 15.83%로 나타났다.

양덕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통계자료가 보여주듯 포항에서 아파트 실수요자가 확 줄었다"면서 "그런데도 시가 공공개발이 아파트 사업에 나서도록 조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 재산 보호와 지역 개발 사업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충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포항은 적절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기업의 산업단지 개발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보장되는 아파트 분양사업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t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