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배우 장동윤이 부자연스러운 연기로 순항 중인 작품에 흠을 남기고 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하 '사마귀')에 출연 중인 그는 얕은 연기력의 한계로 상대 배우인 고현정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감정 연기로 어색함을 전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장동윤은 지난 5일 첫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극본 이영종, 연출 변영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마귀'는 잔혹한 연쇄살인마 사마귀가 잡힌 지 약 20년이 지나 모방범죄가 발생하면서 시작되는 고밀도 범죄 스릴러다. 프랑스 드라마 '사마귀(La Mante)'가 원작인 작품은 사건 해결에 나선 형사가 평생 증오한 사마귀인 엄마와 예상 못 한 공조 수사를 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장동윤은 극 중 사마귀라고 불리는 연쇄살인마 정이신(고현정 분)의 아들이지만 자신의 핏줄을 부정하고 형사가 된 차수열 역을 맡았다. 차수열은 사람을 다섯 명이나 잔혹하게 죽인 엄마 정이신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똘똘 뭉친 인물이자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라면 온몸을 내던지는 형사다.
장동윤은 차수열 캐릭터를 통해 크게 세 가지 모습을 전하고 있다. 사마귀를 모방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열혈 형사의 모습과 아내 이정연(김보라 분)에게 다정한 남편의 모습 그리고 형사로서 진범을 잡기 위해 연쇄살인마인 엄마를 대면하고 그에게 도움을 받는 아들의 모습이다.

이 가운데 장동윤은 차수열의 형사로서의 모습과 남편으로서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지만 연쇄살인마인 엄마를 대면한 아들로서의 모습은 부자연스럽게 그리며 설득력 있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장동윤은 형사로서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팀원들을 독려하며 사건 현장을 주도하는 차수열을 강인한 눈빛과 단호한 말투, 날카로운 표정으로 표현하며 카리스마를 전하고 있다. 또한 아내를 마주하는 차수열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표정으로 표현하며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연쇄살인마인 엄마를 대면해 그에게 도움을 받는 아들의 모습을 연기할 때는 고현정의 섬찟하고 강렬한 아우라에 밀리면서 유독 존재감이 희미해진다. 엄연히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이건만 고현정의 임팩트에 대등하게 맞설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시너지를 못 내는 것은 물론 엄마와 아들의 대립에서 나오는 긴장감도 제대로 못 전하고 있다.
특히 장동윤은 연쇄살인마인 엄마를 향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차수열이 정이신과 마주해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을 힘이 과도하게 실린 연기로 표현해 어색함을 전하고 있다. 약 20년 만에 재회한 엄마를 대면한 장면에서는 분노와 증오의 감정선을 차곡차곡 쌓아 보여줘야 했지만 돌연 웃는 듯 우는 듯한 모호한 표정을 드러내면서 이질감을 자아냈다.
이어 차수열이 정이신이 다섯 명을 죽인 것이 아니라 실은 여섯 명을 죽였고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장면에서 장동윤은 놀라움과 역겨움이 뒤섞인 캐릭터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으나 과도하게 인상을 찡그리고 절규하는 것을 반복해서 표현해 단조로운 인상을 남겼다.

장동윤 역시 드라마를 이끄는 주연이건만 '사마귀'는 고현정의 열연으로 주목받으며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첫 회 7.1%(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한 작품은 4회 7.5%로 상승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또한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부분에서 1위에 오르는가 하면 K콘텐츠 경쟁력 조사 전문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9월 1주 차 TV 뉴스 화제성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동윤이 드러낸 연기력의 한계는 작품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간 KBS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과 '오아시스', ENA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 등 청춘 로맨스 작품에 출연하며 소년미와 훈훈한 이미지를 쌓아온 그에게 '사마귀'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또 다른 가능성을 입증할 작품이었으나 장동윤은 기회를 놓친 모양새다.
장동윤은 청춘 로맨스 작품에 출연할 때는 별다른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마귀'를 통해 복잡다단한 내면을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얕은 연기력의 폭이 도드라지고 있다. 아직 연기 내공이 단단한 상대 배우와 시너지를 내며 주연으로서 감정 표현이 부각되는 장르물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총 8부작인 '사마귀'는 이제 종영까지 2회가 남았다. 반환점을 지나는 동안 자신을 향한 연기력 논란을 뒤집지 못한 장동윤이지만 남은 방송 동안 이를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사마귀'는 매주 금~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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