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주=이정수 기자] 전북 완주 한일장신대학교가 내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 접수 결과, 대규모 미달 사태를 보여 대학 운영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의 ‘간판 학과’인 간호학과마저 모집인원 대비 지원자를 채우지 못하면서 정부의 본격적인 대학 구조조정 타깃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원서접수 대행사인 유웨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한 2026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 접수 결과, 6개 학과, 241명 모집에 총 205명이 지원해 경쟁률 0.85대 1을 나타냈다.
일반전형에서 신학과가 19명 모집에 4명(0.21대 1)이 지원했는가 하면, 사회복지학과 24명 모집에 14명(0.58대 1) 지원, 심리상담학과 14명 모집 4명(0.29대 1) 지원 등 대부분 학과가 미달이었다.
여기에 일반전형 간호학과는 51명 모집에 88명(1.73대 1)이 지원하며 턱걸이로 간신히 미달을 면했지만, 나머지 농어촌 전형과 지역인재수급자 전형 등에서는 아예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거나 미달로 집계됐다. 타 대학들 간호학과가 최고 인기 학과로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통상 수험생 1명당 총 6개의 원서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경쟁률로는 모집 정원을 채우기 어려워 대규모 미달 사태가 불 보듯 뻔할 전망이다.
이는 한일장신대가 지난해에 이어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내년도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 명단에 연속으로 포함되고 각종 내홍으로 대학 평판이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대학은 2025학년도 신입생·편입생에 이어 2026학년도에도 국가장학금은 물론, 학자금 대출까지 제한되는 사실상 ‘부실대학’ 명단에 오르며 대학의 존속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분위기가 지역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해당 대학 교수들의 재임용 탈락과 총장 직무정지 갈등, 교단 총회 인준 부결 등 갖은 문제와 갈등이 표면화하며 대학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자조섞인 내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 큰 위기는 지난 7월 ‘사립대 구조개선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대학존폐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실대학에 대해 재정 진단을 거쳐 신입생 모집을 정지하거나 대학 폐교, 학교법인 해산까지 명령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대학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학교법인이 해산되면 해당 대학은 ‘공중분해’ 된다.
교육부 대학경영혁신지원과 관계자는 "관련법이 공포 1년 뒤 시행될 예정으로, 경영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학의 폐교 또는 대학 해산계획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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