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음바페 더비'에 음바페 활약은 미미했다. 신구 유럽클럽챔피언 대결로 관심을 모은 파리 생제르맹(PSG)과 레알 마드리드의 격돌은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PSG의 일방적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국의 이강인은 후반 34분 교체 출전하며 음바페와 그라운드 재회를 가졌다. 이강인은 후반 42분 곤살루 하무스의 쐐기골에 기여하는 환상적 로빙 패스의 기점 역할로 재능을 빛냈다.
프랑스 프로축구 PSG의 이강인은 10일 오전 4시 10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3-0으로 앞서던 후반 34분 누누 멘데스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PSG의 6경기에서 4경기에 교체 출전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통체증으로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면서 10분 지연됐다.
PSG는 전반 6분 파비안 루이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9분 우스만 뎀벨레의 추가골, 전반 24분 파비안 루이스의 '멀티골', 후반 42분 곤살루 하무스의 쐐기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며 4개의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PSG는 오는 14일 오전 4시 첼시(잉글랜드)와 대회 정상을 다투며 시즌 다섯 번째 우승컵을 노린다.
PSG는 킬리안 음바페를 떠나보낸 후 오히려 탄탄한 조직력의 팀으로 변모, 2025년 들어 프랑스 리그1과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트로피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첼시는 플루미넨시를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전에 올랐다.

2024~2025 UCL 챔피언 PSG는 2023~2024 UCL 우승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전반 24분 만에 3골을 터뜨리는 전광석화와 같은 득점력으로 일찌감치 승기 잡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센터백 듀오 라울 아센시오와 안토니오 뤼디거의 잇따른 수비 실수로 자멸했다. PSG는 전반 6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 라울 아센시오가 우스만 뎀벨레의 전방 압박에 당황하며 볼을 뺏기면서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뎀벨레가 상대 골키퍼 티보 쿠르티아의 수비에 막히는 순간, 흘러나온 볼을 파비안 루이스가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PSG는 선제골 이후 3분 만에 추가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마드리드의 센터백 뤼디거의 헛발질을 놓치지 않고 가로챈 뎀벨레가 단독 드리블 후 왼발 슛으로 2-0을 만들었다. 킬리안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프랑스 리그1 득점왕에 오른 뎀벨레는 올 시즌 35번째 골을 작렬했다. 음바페 이적 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달라진 PSG의 조직력과 득점력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PSG는 전반 24분 만에 세 번째 골을 작렬하며 완전히 레알 마드리드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슈라프 하키미의 오른쪽 크로스를 파비안 루이스가 왼발 슛으로 자신의 '멀티골'이자 팀의 세 번째 골을 작렬했다. PSG는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3경기에서 10골 무실점으로 결승에 오르며 갈수록 막강한 전력을 보이고 있다.

PSG는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8강전에서는 2명이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독일 리그 분데스리가 우승팀 뮌헨을 2-0으로 제압하면서 준결승에 올랐다.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오벨리엥 추아메니 등 '호화멤버'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 진출 다툼에서도 특유의 조직력을 내세워 지난 2022년 3월 UCL 결승전에서의 1-3 패배를 약 3년 4개월 만에 통쾌하게 설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부임한 직후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도 4연승을 구가하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였으나 PSG와 격돌에선 의외의 수비 실수가 잇따라 터지면서 일방적 패배를 면치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위장염 증세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음바페는 지난해 PSG와 계약이 만료되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4-3-3 전형을 바탕으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우스만 뎀벨레~데지레 두에를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가 미드필드진을 형성했고, 누누 멘데스~루카스 베랄두~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을 구축했다.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켰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지휘하는 레알 마드리드 역시 4-3-3전형을 바탕으로 킬리안 음바페~곤살로 가르시아~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스리톱에 포진시켰다. 주드 벨링엄~오렐리앙 추아메니~아르다 귈러가 미드필드진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프란 가르시아~라울 아센시오~안토니오 뤼디거~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포백, 티보 쿠르투아가 골문을 지켰다.
엔리케 감독은 3-0으로 앞서던 후반 14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우스만 뎀벨레를 불러들이고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골살로 하무스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후반 21분에는 파비안 루이스와 데지레 두에를 워렌 자이르-에메리와 세니 마율루로 교체했다. 이강인은 후반 34분 누누 멘데스와 교체돼 10여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렸다.
시즌 초반만 해도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트레블의 기초를 닦았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비롯한 데지레 두에, 워렌 자이르-에메리, 세니 마율루를 더 우선 기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10억 달러 (약 1조4,000억 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성적 상금은 4억 7,500만 달러, 참가 상금은 5억2,500만 달러다. 우승 팀은 최대 1억 2,500만 달러 (약 1,750억 원)를 가지며 준우승 팀에는 4,000만 달러(560억 원), 4강 진출 팀에는 2,100만 달러(294억 원)가 주어진다. PSG는 4강 진출로 294억 원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