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무원·공기업 직원 전국 단위 모집으로 합격 '바늘구멍'
  • 박병선 기자
  • 입력: 2025.04.25 17:46 / 수정: 2025.04.25 17:46
홍준표 전 시장,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거주지 요건 폐지
지역 청년들 응시 기회 빼앗고 청년인구 유출 가속화 지적
대구시 동인동 청사 전경. / 더팩트 DB
대구시 동인동 청사 전경. / 더팩트 DB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해부터 대구시 공무원·공기업 직원을 채용하면서 응시 자격을 전국 단위로 바꾸면서 경쟁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구 출신 응시자들은 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해 상대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을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들이 응시 자격을 해당 지역 출신(현재 거주자나 3년 이상 거주 등)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대구만 유일하게 거주지 요건을 폐지하고 전국 단위로 뽑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가 24일 2025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328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102대 1을 기록했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일반행정 6명 △전산 1명 △토목 2명 △도시계획 1명 △건축 1명 △전기 1명 △기계 1명 등 총 13명을 선발하는데, 전국 단위로 공개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응시자 수가 지난해 1128명에 비해 올해 17.7% 늘어났으며 대구·경북 지역 외 타지역 출신 지원자 비율은 전체의 24.8%(330명)에 달했다.

또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가 23일 일반직원 공개 채용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0명 채용에 208명이 지원해 평균 20.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이번 채용에서 △2·3급 팀장급 각 1명 △4급 경력직 1명 △5급 경력직 4명 △7급 신입직 3명을 채용하는데 전국 단위 모집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전체 응시자 중 33.7%인 70명이 대구 지역 외 응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지난해 하반기 공개 채용에서 14명을 선발했는데 타 지역 출신자는 전체의 21%인 3명이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지난해 8월 주관한 제3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처음으로 거주지 제한 철폐가 도입됐는데, 13명 모집에 1331명이 응시해 평균 경쟁률은 102.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거주지 제한이 있던 2023년 평균 경쟁률 58.5대 1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시험의 지역 외 응시자는 379명으로 전체의 28.5%를 차지했다.

한 응시자는 "타지역 출신이 대구에 응시할 정도라면 상대적으로 실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구시만 홀로 전국 단위로 직원을 선발해 대구 출신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5월 홍준표 전 시장의 지시에 따라 '지역의 폐쇄성 극복과 전국의 우수 인재 유입'이란 명분을 앞세워 지방공무원·공기업 직원 공개 채용 시 대구에 살거나 3년 이상 대구에 거주해야 응시할 수 있는 요건(공기업 경우 대구·경북)을 폐지했다.

이런 전국 단위 모집이 명분은 그럴 듯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 청년의 응시 기회를 빼앗고 청년 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홍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내놓은 청년정책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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