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이준영, 순간순간을 즐긴 따스한 봄날 '멜로무비'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5.02.22 00:00 / 수정: 2025.02.22 00:00
홍시준 役 맡아 최우식·전소니 등과 호흡
차기작은 '약한영웅'…다시 악역 변신 기대
배우 이준영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준영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다소 짙은 장르 혹은 악한 캐릭터를 주로 해오던 배우 이준영에게 '멜로무비'는 봄날과 같았다. 극 중 캐릭터는 이별의 아픔을 겪었을지라도 이를 연기하는 이준영은 따뜻했단다. 때문에 아직은 봄날을 즐기고 싶다는 작은 바람도 내비쳤다.

배우 이준영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 연출 오충환)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재라 자부하지만 무명 작곡가인 홍시준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4일 10부작 전편 공개된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리는 로맨스다.

극 중 홍시준은 학창 시절부터 늘 자신을 믿어준 여자친구 손주아(전소니 분)와 연애 7주년에 갑작스럽게 이별 통보를 받게 된 후 5년 만에 작곡가와 시나리오 작가로 재회하게 되는 인물이다. 이준영은 손주아와의 재회, 그 후의 사연을 섬세한 연기로 그려냈다.

'멜로무비'는 공개 후 한국 TOP10 시리즈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준영은 "회사분들이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알려줘서 알았다. 다들 바쁘실 텐데 우리 작품이 1등이 될 수 있도록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작품에 대한 평가도 다양했다. 특히 홍시준과 손주아의 엔딩은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에 이준영은 "내가 봤을 대는 홍시준은 재결합을 원하고 미련이 남았던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 같다"며 "사실 시준이도 주아와 마찬가지다. 5년 만에 나타난 전 연인에 관해 잘 모르지 않나. 근데 내가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니까 확신이 무너지고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확인이 필요했고 결국 시준이만의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시준이가 답답할 때가 분명 있었죠.(웃음) 주아에 대한 마음에는 자격지심도 분명 존재했고,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걸 잃은 상태이기도 했죠. 전소니 누나랑도 서로 '누가 더 나쁘냐'는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도 있었어요. 전 개인적으로 우동집에서의 시준이가 진짜 별로였습니다."

배우 이준영이 극 중 캐릭터에게서 자신과 닮은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배우 이준영이 극 중 캐릭터에게서 자신과 닮은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이나은 작가의 전작 '그 해 우리는'을 재밌게 봤다는 이준영은 '멜로무비' 역시 이 작가의 글이 와닿았단다. 그는 "작가님의 글은 현실적이어서 좋다. 예를 들어 우동집 장면이나 녹음실 장면 같은 경우 '내가 먼저 좋아했다'고 싸우는 등 유치하긴 하지만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지 않나"라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장면은 고겸(최우식 분)에게 그만둘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남들이 그만두라고 하기 전에 내가 내 주제를 알고 그만둬야지'라는 대사가 있어요. 그 장면을 찍고 한동안 먹먹했어요. 예전 내 모습을 거울로 보는 것 같았거든요. 저 또한 실제로 똑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작가님에게 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이 절 위해서 이런 대사를 쓴 건가 싶기도 했어요."

최우식과의 호흡도 이준영을 '멜로무비'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그는 "원래부터 최우식 형의 팬이었다"며 "자연스럽고 생활 연기를 잘하지 않나. 나도 저런 느낌의 표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해준 형이었다"고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멜로무비'에서는 전작들에 비해 현실 연기가 많이 보였던 이준영이다. 이를 언급하자 그는 "매 작품 대부분의 피드백이 '힘을 많이 줬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꼭 힘을 좀 빼고 평소 하는 것처럼 해보자 싶었다. 물론 대사의 맛이나 어미를 살려야 하되 재밌게 해보고 싶었다"며 "형 누나들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자연스럽게 현실 연기가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배우 이준영이 멜로무비를 통해 최우식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준영이 '멜로무비'를 통해 최우식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예전부터 이준영의 인터뷰를 하다 보면 느끼는 점이 있으니 유독 자신에 대한 잣대가 엄격하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배우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연기적으로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크단다. 이준영은 "'멜로무비'에서는 디테일적인 감정 표현과 평소 대화할 때 제스처나 어미 등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물음표에도 급하게 물어보는 것과 살짝 떠보는 뉘앙스가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세분화해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제목처럼 여운이 남는 '멜로'에 조금 더 가깝다. 이에 전작들과 달리 조금 더 깊은 멜로를 끝낸 이준영의 감상이 궁금했다. 그는 "멜로는 정말 큐브 같다. 어떨 때는 잘 맞춰지는데 반대로 안 맞춰질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좋을 때도 답답할 때도 있다"며 깊고 심오한 고민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주로 어두운 장르나 역할을 소화해 온 이준영에게 '멜로무비'는 순간순간이 좋았던 작품이 됐다. 그는 "본의 아니게 악역을 연달아 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런지 이번 작품을 하면서 힐링도 되고 좋았다. 악역을 할 때는 감정 폭이 큰 데다 인간 이준영으로서는 '이래도 되나' 싶은데 캐릭터로서는 더 악해야 하니까 감정적으로 충돌할 때가 많았다. 반면 '멜로무비'는 그런 지점이 없다 보니 너무 편안했다"고 돌이켰다.

배우 이준영이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위로를 안기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넷플릭스
배우 이준영이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위로를 안기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넷플릭스

차기작은 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 등이다. 앞서 공개된 스틸컷은 이준영의 빌런 연기를 기대케 했다. 이에 다시 악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자 이준영은 "아직 공개되기까지 시간이 남지 않았나. 그러니 봄날을 조금 더 만끽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준영은 시청자들에게 "홍시준의 답답함을 참고 인내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전 개인적으로 '멜로무비'를 촬영하고 또 보면서 위로받았던 순간들이 많았어요. 시청자분들도 힘든 순간이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100%의 위로는 아니지만 10~20% 정도의 '힘내' '괜찮아'라는 격려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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